대우인터 M&A, 정준양vs신동빈 누가 '강심장'?

머니투데이 원종태 김태은 기자 | 2010.05.07 07:30

오늘 입찰제안서 제출... 인수가 3조~3.5조 전망

누가 베팅이 셀까? 대우인터내셔널 본입찰을 앞두고 경합중인 포스코의 정준양 회장과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이 과연 얼마를 적어낼 지 관심이다. 정 회장과 신 부회장은 적극적으로 이번 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 예비입찰에 참여한 포스코와 롯데그룹 컨소시엄 등이 7일 오후 5시까지 인수 희망 가격을 포함한 본 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전망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와 매각 주관사인 메릴린치는 2주 가량에 걸쳐 제안서를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

매각 전부터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포스코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승승장구해 온 롯데그룹이 모두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어 그룹 최고위층이 인수가격을 어느 선까지 허락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양 그룹 모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이번 인수전을 물러설 수 없는 싸움으로 여기고 있어 정 회장과 신 부회장의 관심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정 회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처음 맞는 대형 M&A이다. 포스코는 풍부한 현금 동원력으로 M&A 때마다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대형 딜에서 인수에 성공 사례는 없다. 이구택 전 회장 때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로 실패한 경험이 있다.

포스코가 승리한다면 정 회장은 포스코의 자본시장 첫 데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그룹의 미래도 밝게 했다는 평가를 얻을 수 있다. 정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실익과 무역 사업부문 가치, 추가 자원개발 가능성 등을 직접 챙기며 인수가격 결정에 마지막까지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에게도 이번 딜은 양보할 수 없는 승부처다. 성공하면 유통과 식품 등 전통 사업에 다소 치우쳐 있는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올 들어 GS리테일 백화점 마트 부문과 편의점업체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상황이어서 전통 사업 보다는 그 외 사업을 키우는 '균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가 보는 대우인터의 가치는 3가지로 압축된다. 대우인터의 미얀마 가스전 개발 등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매력적이다. 미얀마 가스전 중 이미 판매처를 확정한 A―1과 A―3 광구는 1조8000억원이 넘는 개발 실익을 줄 수 있고, 호남석유화학과 케이피케미칼 등 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와 시너지효과도 낼 수 있다.

세계 110개 도시에 뻗어있는 대우인터의 해외조직도 롯데가 탐내는 포인트. 롯데는 최근 1~2년간 '글로벌 그룹'으로의 성장을 강조하고 있는데 대우인터 해외조직망이 이 꿈을 단축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과 비철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무역사업도 또 다른 인수배경이다.

포스코 측도 "무리해서 가격을 높게 쓸 이유는 없지만 시너지가 다른 후보에 비해서 큰 만큼 그에 알맞게 쓴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우인터의 인수 예상 가격을 3조~3조5000억 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와 롯데그룹 간 치열한 눈치보기가 예상되는 만큼 이들이 써낼 가격 차이는 5% 안팎의 근소한 차이가 될 전망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롯데 모두 가격을 높게 쓰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써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포스코의 경우 이사회 등에서 너무 비싸게 사면 안된다는 여론이 있는 것이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도 이제까지 M&A에서 비교적 인수 후유증이 적은 가격을 선호해 왔기 때문에 인수 가격을 신중하게 따진 뒤 신격호 회장에게 최종 사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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