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41.3원으로 급등했지만 "하락세가 대세?"

머니투데이 송정훈 도병욱 김지민 기자 | 2010.05.06 18:21
1100원을 위협하며 외환당국의 '구두개입'까지 불러왔던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존의 위기로 불거진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6일 환율은 25.8원이나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은행 창구에서는 환전을 서둘러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다. 환율 하락에 중점을 두고 포지션을 관리하던 외환딜러들도 일시적으로 쇼크에 빠졌다. 환율하락 추세는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선 것일까.

◇그리스 악재->외국인 주식매도->환율 상승=4월까지 엄청난 규모로 주식과 채권을 매수하면서 환율 하락을 이끌던 외국인이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7430억원어치나 순매도하면서 환율의 추가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3일에도 2300억원 순매도하는 등 5월 들어 매도로 돌아섰다. 유럽발 악재가 해소되지 않는 한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도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상승은 돌출 악재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하락추세는 살아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주된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올해 GDP(국내총생산) 전망치를 5.2%로 지난해 말에 비해 0.6%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여기에 무디스가 지난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했고,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며 위안화 절상도 예고되어 있는 등 원화강세 요인이 적지 않다.

우리선물 변지영 연구원은 “그리스 재정 우려가 포르투갈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되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유럽발 재정 우려가 확산되더라도 중기적으로 환율이 반등 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하락세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게 우려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민정 연구위원은 “앞으로 유로존 위기가 계속되면서 금융시장의 혼돈이 가중될 것”이라며 “환율 상승보다 향후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환전 창구 북새통, 외환딜러 쇼크=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전을 서둘러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로 은행 창구는 이날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다만 실제로 환전에 나서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서울 중심가에 있는 은행 지점 환전 창구 직원은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고객들 가운데 급하게 환전하거나 송금하려는 수요는 많지 않다"며 "3분기나 4분기에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일단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오히려 가지고 있던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수요가 많은 상황. 다른 은행 창구직원은 "달러를 보유한 교포나 업체에서 원화로 바꾸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달러를 원화로 바꿀 마지막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당장의 환전이나 송금은 피하는 분위기다. 다른 은행의 환전 담당 직원은 "지금 송금을 해야 하는 고객들은 꼭 필요한 규모만 송금하고 나머지는 이후 환율이 내릴 때를 기다리는 것 같다"며 "아침부터 언제 송금하는 게 좋을지 묻는 고객들이 유난히 많다"고 전했다.

외환딜러들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환율 상승폭이 예상보다 크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의 재정 위기가 구제 금융 협상 타결 여파로 해소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 상황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

외국계 은행 한 딜러는 “환율이 하락재료가 많은데다 유럽 재정 위기가 어느 정도 봉합되는 분위기였다”며 이렇게 환율이 하루만에 26원까지 폭등할 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 한 딜러는 “숏 포지션(달러 매도)을 보인 딜러들이 환율이 급등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봤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딜러들이 장 막판에 환율이 40원을 돌파하면서 하루에 26원 가까이 폭등하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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