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차'의 기준은 어떤 것일까? 보는 관점에 따라 혁신적인 '디자인'을 꼽을 수도 있고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폭스바겐의 중형세단 '파사트'는 그런 의미에서 한 발 비켜서있는 차다. 국산차와 비교해서도 무난한 디자인에 뛰어난 엔진성능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같은 기름으로 더 멀리 갈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의 기본에 충실하다. 특히 가족형 세단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차다.
2010년형 파사트의 외부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유선형을 띠면서도 독일차 특유의 '각'이 들어간 모습이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실내는 최고급 대형세단을 떠올릴 정도로 고급스럽다. 크롬 코팅된 센터페시아는 스포티한 감각을 살리고 변속기 옆에 ESP(차체자세제어장치)등 주행관련 버튼을 설치해 운전자가 쉽게 조종할 수 있게 했다.
rpm과 속도계가 양축으로 자리 잡은 계기판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여기에 속도와 연비 등을 체크할 수 있는 트림 컴퓨터도 활용성이 높다. 또 국산 프로그램을 탑재한 터치형 내비게이션 역시 사용이 편리하다.
폭스바겐의 자랑인 TDI 디젤엔진의 성능을 시험해 볼 겸 서울에서 광주까지 왕복 576Km를 시승거리로 잡았다. 시동을 걸자 디젤엔진 특유의 낮은 배기음과 미세한 소음이 들려온다. 속도를 높여봤다.
실용영역인 1750에서 2500rpm사이에서 32.6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2000cc TDI엔진은 120Km/h 이상에서도 막힘이 없었다. 묵직하지만 순간 가속력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역시 9.8초로 합격점이다.
디젤엔진임에도 150Km/h 이상의 고속주행시 소음이 크지 않다. 차량에도 인증 마크가 붙어 있지만 파사트 2.0TDI는 환경부가 인증한 '저공해차'로 배출가스도 적은 친환경차이기도 하다.
3시간이 넘는 주행 끝에 도착한 광주에서 체크한 연료 게이지는 연비운전을 하지 않았음에도 절반이 넘게 남아있었다. 공인연비인 ℓ당 15.1㎞보다 실연비가 더 높았다. 다시 서울로 돌아온 뒤에도 20% 이상 남았다.
2010년식 신형 파사트에는 이밖에 주차보조시스템인 ‘파크 어시스트(Park Assist)’ 기능이 추가돼 차량 앞뒤로 각각 55cm의 공간만 확보되면 자동주차가 가능하다. 동급 차에서 찾기 어려운 기능이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453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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