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불안감은 ‘입스(Yips)’로 이어진다. 입스란, 골프에서 특정적으로 반복되는 실수를 말하는데, 심한 경우 선수 생활이 끝나기도 한다. 김대섭 선수가 대표적인 예로 드라이버 입스가 찾아와 한 동안 필드를 떠나 있기도 했다. 퍼팅을 하다 호흡곤란을 일으켜 라운드를 포기한 선수의 사례도 있다.
역대 최연소 국가 대표이자 96년 월드컵 은메달리스트인 권오연(권오연멘탈골프클리닉 대표)은 “프리샷루틴(pre-shot routine)을 없애야 입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리샷루틴이란 볼을 치기 전에 취하는 일련의 습관적인 동작을 말하는데, 대부분의 선수들과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저마다의 프리샷루틴을 갖고 있다.
권오연 대표는 프리샷루틴이 입스의 일종이라고 주장한다. 루틴이라는 것이 어떤 틀 안에 나를 가두고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어서, 만일 루틴을 못하거나 제대로 안 될 경우 불안감에 빠진다는 것이다. “모든 상황과 조건이 다른데 매번 같은 루틴을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그 루틴을 고집할 것인가”라고 권 대표는 반문한다.
선수들의 경우 ‘루틴을 바꿨더니 잘 맞더라’라고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역설적으로 말하면 루틴 자체가 완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선수생활 내내 루틴 바꾸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루틴은 강박증”이라고 권 대표는 재차 강조한다. 처음부터 루틴을 만들지 말라고 조언한다. “프리샷루틴은 자신 스스로 정신적 함정을 파는 것이다. 이 함정에 빠지게 되면 심한 두려움이 찾아오게 된다. 그것이 입스다. 좋은 스코어는 안정된 심리 상태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권 대표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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