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나진·남포를 다롄·톈진처럼?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0.05.05 16:08

(상보) 북중 정상회담에서 투자방안 논의될 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국가 주도로 항만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다롄과 톈진을 잇따라 찾았다.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나선(나진+선봉)경제자유무역지대와 남포항 개발에 참고하기 위한 일종의 산업 시찰로, 방중 이후 이들 지역의 투자 유치와 제도 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방중 3일째인 5일 오전 톈진에 도착해 톈진항과 접해 있는 빈하이 신구를 시찰했다. 빈하이 신구는 상하이 푸둥에 이어 중국에서 두번째로 2006년 4월 개혁시험구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제조, 물류, 금융, 첨단산업이 밀집해 있다.

인근 톈진항의 연간 화물처리량은 700만TEU(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확장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톈진항은 수도 베이징과는 120km 정도 떨어져 있어 베이징의 관문항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다롄에 도착해 1박2일 동안 현지 조선소와 항만시설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다롄은 중국의 동북3성(랴오닝성·지린성·헤이룽장성) 개발 과정에서 거점항으로 선정된 이후 활발한 외자유치 활동을 벌인 결과 현재는 물류와 중공업, 첨단기술 산업이 복합적으로 발달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지난해부터 중국 측 자본을 유치해 추진 중인 남포항과 나선지대 개발에 가속도를 내기 위해 이들 지역을 시찰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남포는 평양에서 서남쪽으로 70km 정도 떨어져 있는 항구도시로 평양의 관문에 해당한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중국의 '산둥 영성성달전자 유한공사'의 남포항 일대 개발사업을 승인하는 등 남포를 수출가공과 자유무역 특구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대북 민간 라디오 방송인 열린북한방송도 고위급 통신을 인용해 "중국 베이징의 관문항구도시로 톈진이 있고 서울에 인천이 있다면 평양에는 남포가 있다"며 "북한은 남포 개발의 모델로 톈진을 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은 동해와 중국, 러시아가 맞닿아 있는 두만강 유역의 나선지대를 물류기지로 집중 개발하기 위해 올해 1월 나선시를 특별시로 승격시키고 나선경제무역지대법을 전면 개정했다. 앞서 중국 다롄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환경설비 제조업체인 창리(創立) 그룹이 지난해 나진항 1호 부두 개발권을 획득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8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나선지대를 방문해 "대외활동을 공격적으로 벌여 대외시장을 끊임없이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대외시장을 확대하고 대외무역활동을 적극 벌여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남포항과 나선지대에 대한 중국의 투자와 북 측의 개발권 제공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은 경제난 완화와 후계체제 안정 차원에서 남포항과 나선지대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북·중 정상회담도 이들 지역 개발과 관련한 경제협력 방안이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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