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다롄·톈진 시찰…나진항 물류허브 구상?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0.05.05 12:40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위원장이 국가 주도로 물류 허브로 개발되고 있는 다롄과 톈진을 잇따라 찾았다. 지난해 말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나선(나진+선봉)경제자유무역지대 개발에 참고하기 위한 일종의 산업 시찰로 방중 이후 나선지대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와 제도 개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방중 3일째인 5일 오전 톈진에 도착해 톈진항과 접해 있는 빈하이 신구를 시찰했다. 빈하이 신구는 상하이 푸둥에 이어 중국에서 두번째로 2006년 4월 개혁시험구로 지정됐으며 현재는 제조, 물류, 금융, 첨단산업이 밀집해 있다.

인근 톈진항의 연간 화물처리량은 700만TEU(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확장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다롄에 도착해 1박2일 동안 현지 조선소와 항만시설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톈진과 다롄은 모두 철도와 도로, 항만 등이 잘 갖춰진 '물류 허브'에 해당한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동해와 중국, 러시아가 맞닿아 있는 두만강 유역의 나선지대를 동북아 물류 허브로 개발하기 위한 구상으로 이들 지역을 방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화폐개혁 이후 극심해진 경제난을 극복하고 김정은 후계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나선지대 개발에 재시동을 걸었다. 특히 개발 방향으로 '대외무역'을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8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나선지대를 방문해 "대외활동을 공격적으로 벌여 대외시장을 끊임없이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은 올해 1월 4일 나선시를 특별시로 승격시키고 같은달 27일에는 나선경제무역지대법을 전면 개정했다.


북한이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대외시장을 확대하고 대외무역활동을 적극 벌여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나선지대 개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나선지대 개발은 중국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진다. 중국으로서는 나진항 이용권을 획득할 경우 단순히 동북3성(랴오닝성·지린성·헤이룽장성) 지역의 물류비를 절감하는 차원이 아니라 군사전략적으로 한국이나 미국, 일본의 진출을 막고 동북아지역 패권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중국의 진출은 다롄의 환경설비 제조업체인 창리(創立) 그룹이 지난해 나진항 1호 부두 개발권을 획득함으로써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김정일 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나선지대에 대한 중국의 투자와 북한의 개발권 제공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특별열차나 베이징-톈진간 고속열차 편으로 베이징으로 이동해 후 주석 등 중국 수뇌부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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