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임기 중 대선 출마는 상상할 수 없어"
오 시장이 재선을 위해 꺼내 든 카드는 '양동작전'이다. 하나는 화합형 캠프 구성이고 다른 하나는 '박근혜 모시기'다. 오 시장은 일단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이튿날인 4일 서둘러 '진용짜기'에 나섰다. 경선 경쟁자였던 나경원 원희룡 의원을 선거 캠프에 합류하도록 요청했다. 오 시장 측은 원희룡 의원에게 선거대책본부 위원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의원에게도 이에 준하는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6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원 의원은 총괄상황본부장을, 나 의원은 대변인을 각각 맡았다. 당시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오 시장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지닌 열린우리당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박빙이 예상됐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오 시장은 또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표가 당연히 지방선거에 나서서 도와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에게) 조만간 뵙고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는 직접화법도 구사했다.
오 시장은 박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가끔 통화도 드리고 조언도 받는 사이"라며 "경선 결과가 나온 뒤 축하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여당이 세종시 문제 등을 둘러싸고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간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거침없이 필요한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에 대해 "오 시장이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배경에는 친박계의 지지가 있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이 전날 서울시장 경선에서 얻은 68.40%의 압도적인 지지율 속에 친박 쪽 표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 얘기다.
오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도 느슨하지만 연을 이어갔다. 박 전 대표는 당시 유세 도중 면도날 피습을 당했고 이를 계기로 민심이 급격히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었다. 이는 오 시장이 결코 만만치 않은 강 전 장관을 손쉽게 꺾은 배경 중 하나로 꼽혔다.
오 시장은 "임기 중에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박 전 대표와의 직접적인 충돌 가능성을 배제한 것.
친박 쪽은 그러나 말을 아끼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오 시장의 지원유세에 나설 것인가'라는 물음에 "박 전 대표께선 그 부분에 대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다"며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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