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순 신한은행장 "2014년까지 국내 M&A 없다"

타슈켄트=김창익 기자 | 2010.05.04 17:00

국내 M&A 참여대신 일본 인도 베트남 등 해외진출 확대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2014년까지 국내 은행 간 합병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백순 행장
이 행장은 4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가 열리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갖고 "인수ㆍ합병(M&A)을 통해 규모가 커지면 경쟁력이 있겠지만, 신한은행은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로 추가 M&A를 서두를 시기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장은 "은행 간 짝짓기는 모두 신한은행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은행 간 합병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려는 고객의 수요를 유치하고 합병 후 안정되기 전까지 영업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국내 은행 M&A 대신 일본과 인도, 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해외로 나가 이익을 분산시켜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며 "예전에는 거점 확보에 주력한 반면 지금은 일본과 베트남, 인도 등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투자은행(IB)처럼 우수 직원을 스카우트하는 방식은 경쟁력이 없으며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인도 직원 등을 한국에서 교육한 뒤 현지 점포 확대에 활용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며 "10년 이상 걸리겠지만, 신한은행은 지배구조가 안정돼 있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에서 현지법인 설립을 시도했지만, 금융위기 등으로 포기한 적이 있다.

이 행장은 증자와 관련, "주주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수의계약이 아닌 경우 가치보다 비싸게 살 수 있어 섣불리 덤벼들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합병후통합(PMI) 등을 통해 해 1 더하기 1이 1.5가 아닌 2 이상이 될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금융위기 등 유사시 우선순위로 외화를 공급받을 수 있는 커미티드 라인 한도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금융위기 때 외화자산이 200억 달러였지만, 30억 달러 규모의 상환 요구 때문에 곤란을 겪기도 했다"며 "미리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7억 달러 수준인 커미티드 라인(Committed Line)을 20억~30억 달러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농협 등이 도입한 커미티드 라인은 금융회사 간 단기 외화 대출 성격으로 평상시에도 일정 규모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 행장은 "위기가 발생하면 채권 발행을 위한 가산금리가 6~7%포인트로 급등하는 점을 고려하면 평소에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최근 G20 정상회담 의제로 논의되고 있는 은행세 도입과 관련, "핫머니(단기 투기성 자금)에 대해서는 규제를 해야 장기 투자가 잘 이뤄질 수 있을 것"며 "하지만 핫머니가 아닌 자금을 규제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핫머니 성격을 잘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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