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바루, '낮은 인지도·부실한 AS망' 시작부터 암초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10.05.06 08:00

신차출시발표회 후에도 문 연 전시장 없어…딜러네트워크도 부족


"스바루요? 전시장도 못 봤는데, 그런 자동차 회사도 있나요?"

이달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스바루가 취약한 브랜드 인지도와 부족한 딜러망·애프터서비스(AS)센터 등으로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바루는 지난달 29일 '2010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신차 발표회를 갖고 올해 '레거시' 등 주요모델들을 1000대 이상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바루코리아는 이날까지 전국에 단 한 곳의 전시장도 갖추지 못했다. 브랜드 론칭을 발표하고 신차 발표회까지 연 브랜드가 판매 전시장을 갖추지 못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작년 10월 국내에 진출한 '토요타'의 경우 론칭 이전부터 이미 국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었지만 대형 전시장은 물론 브랜드 광고를 진행해 출범을 알렸다.

반면 스바루는 5월 중순께부터 전시장을 오픈할 계획이지만 전국 딜러 네트워크도 서울과 부산, 광주 정도만 확보된 상황이다. 이들 지역 이외의 거주자가 스바루를 구매할 경우 차가 고장나거나 사고가 나게 되면 AS를 신속하게 받기 어렵다. 수리를 위해서는 딜러가 있는 지역으로 차를 보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 스바루의 국내 총판인 지산모터스는 모기업인 지산포레스트 리조트에 스바루 광고판을 설치하고 인터넷 블로그를 연 것을 빼놓고는 다른 마케팅 활동은 전무한 상황이다.


한 일본계 수입차 업체 마케팅 담당자는 "브랜드 파워가 약할수록 초기 마케팅이 중요한데 스바루의 경우 전시장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며 "성능이나 가격 면에서도 토요타나 혼다 등 다른 일본 브랜드들보다 뛰어난 점이 없기 때문에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바루의 취약한 브랜드 인지도도 논란거리다. 스바루는 일본에서 토요타와 혼다 등 주요 업체 중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다.

일본 자동차판매연합회에 따르면 스바루는 지난 3월 일본 내수 시장에서 2만392대를 판매해 3.5%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10여 개 주요 브랜드 가운데 소형 트럭을 주로 생산하는 '이스즈'를 제외하고는 최하위다.

작년 일본 내수 베스트셀링 모델 50위안에도 레거시(2만8260대)만 26위에 올랐을 정도다. 한 마디로 일본 내에서도 잘 팔리는 차가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수의 자동차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아예 스바루라는 브랜드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스바루는 전시장 확보 등 인프라 문제는 물론이고 수입차 협회에 가입신청서도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는 등 한 마디로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조기에 브랜드를 안정화시키지 못할 경우 판매 저조로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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