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국민주? 땅부자에서 주식초짜까지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0.05.04 14:49

청약 마지막날 풍경… "기본 사항 모르는 경우도 많아"

#"부동산 부자, 삼성생명에 올인
삼성생명 청약 마지막날인 4일 오전. 주부 김모씨(58세)는 인천 송도 인근의 한 증권사 지점을 찾았다.

송도, 검단 등 인천 부동산 투자에 일찌감치 뛰어들어 부동산 경기가 꺾이기 전에 이미 상당한 차익을 봤지만 최근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터였다. 부동산 외에 주식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삼성생명 공모 뉴스에는 귀가 솔깃했다.

보기 드문 블루칩인데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믿고 투자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자기자금 30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었다.

김씨는 "대부분의 자산은 부동산 투자로 모은 것"이라며 "요즘은 부동산으로 재미 보기 힘들고 기존 주식은 이미 좀 오른 거 같은데 삼성생명 공모주는 '은행금리+알파' 수준은 될 것 같아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 마지막날인 4일 대표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 지점에 청약자들이 몰렸다.
송도 등 인천 부동산 개발 중심가 인근에는 청약 첫날부터 1인당 청약한도를 빼곡히 채운 투자자들이 증권사 지점을 찾았다.

이 지역 증권사 지점 직원은 "부동산 부자들의 경우 주식담보대출도 안끼고 자기자금으로만 청약하는 경우가 많다"며 "삼성생명 장외 가격을 고려해 상장 후 10% 정도를 목표수익률로 정한 뒤 별다른 상담 없이 주저하지 않고 투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증거금 이자는 왜 안줘요?"

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증권사 지점에서 고객과 영업직원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을 하러 온 투자자 서모씨(59세)가 본인자금 1억원 중 8250만원만 증거금으로 내고 1500주를 청약할 수 있다는 직원의 말에 발끈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가 처음이라는 서씨는 삼성생명 청약을 위해 일찌감치 지난주 증권계좌를 만들었다. 자식들로부터 매달 받는 용돈에 갖고 있던 종자돈을 모아 1억원을 가까스로 만들었다.

공모가 11만원에 증거금률 50%를 감안해 1억원이면 1818주를 청약할 수 있다는 계산도 했다. 하지만 영업직원의 말은 달랐다.

100주 이하를 청약하려면 10주씩, 100주~500주는 50주씩, 500주~1000주는 100주씩, 1000주~5000주는 500주씩 단위로 청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서씨의 경우 8250만원으로 1500주를 청약하거나 갖고 온 자금 1억원에 1000만원을 더 보태 1억1000만원으로 2000주를 청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씨는 "경쟁률이 높을 거 같아 붓던 적금도 깨서 최대한 돈을 많이 만들어 온 건데 괜한 일을 했다"고 허탈해했다.

이 증권사 지점 직원은 "삼성생명이 과거 국민주 공모를 연상케 한다"며 "공모주 청약이나 주식 투자를 처음하는 고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청약단위 등 청약의 기본 사항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과 청약 증거금 환불이 7일인데 5, 6일 이틀 간 왜 이자를 안주냐며 따지는 고객도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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