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일자리'가 □□이다

머니투데이 신수영 황국상 기자 | 2010.05.10 14:56

[2010 연중캠페인-우리 동네 일자리 만들기] 일자리 찾아 떠도는 사람들

최석용씨(가명,46)는 지난달부터 집 근처 노동복지회관에서 재취업 프로그램을 수강한다. 대기업에서 20년간 반도체 품질관리 업무를 하다 갑작스레 해고된 것이 지난해 말. 어렵지 않게 재취업할 줄 알았던 예상은 빗나갔다.

같은 반 10명 중 최씨 같은 처지의 30~40대 남자가 3명이고 나머지는 30~50대 가정주부다. 수강생 다수는 '취직 메뚜기들'이다. 최씨는 "돈이 급해 아무 곳에나 취직했다가 월급을 제대로 못 받아 쫓겨나온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간신히 일자리를 찾아도 1년 계약직이 고작이라 불안할 뿐이다. '월급이 적더라도 애사심을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안정적 일자리'가 최씨의 꿈이다.

금융위기로 일자리가 감소하며 고용률 60%대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수도권과 지역간 일자리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경기도 취업자 수가 31.4% 증가한 반면 전남은 7%대 증가하는데 그쳤다.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고 고용사정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경기도의 경우 30%대 취업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역고용률은 59.9%에서 58.2%로 1.7%포인트 감소했다. 경기도에 살면서 서울 등 타 지역으로 출퇴근한다는 얘기다. 전국 16개 지자체 가운데 10년 전보다 고용률이 좋아진 곳은 광주와 충북 등 2곳에 불과하다.

경기가 좋아져도 기업은 예전만큼 채용을 늘리지 않는다. '고용 없는 성장'이 시대 흐름이다. 2000년에는 기업 매출이 10억 원 늘면 18.1개의 일자리가 생겼지만 2006년에는 14.3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기업이 비용절감 차원에서 비정규직 등 단기인력으로 수요를 채웠기 때문이다. '메뚜기 취업자'가 양산된 이유다.

인천의 한 사업가는 "남동공단 근로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이다. 최근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혹시 닥칠지 모를 불황에 대비해 생산량이 늘더라도 외주를 주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이선미 부천노동복지회관 직업상담사는 "구직자 대부분이 100만 원짜리 월급이라도 꼬박꼬박 받았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불안한 채용 현실에 미래 설계는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예전에 비해 구직자의 형태는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이 실직한 가정주부, 은퇴 후 새 일자리를 찾는 고령자, 사업에 실패한 자영업자 등이 속속 구직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이 상담사는 "실업난이 지속되며 아파트 경비나 주차관리, 식당보조 등의 저숙련 일자리도 포화상태"라며 "예전에는 고령의 정년퇴직자들이 하던 일을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우리 동네'에 번듯한 일자리를 만드는 게 이 같은 '고용 없는 성장 시대'를 극복하는 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우리 동네에 건실한 일자리가 늘어나면 지역경제는 물론 경제 기본체력이 튼실해 지고 서울ㆍ수도권에 일자리가 집중되면서 나타나는 집값 상승, 교통난 같은 사회문제도 줄어들 것이다.

지역사회에 보육,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 마을 공동체와 연계해 농산물 유통을 하고 수익사업도 발굴하는 커뮤니티 벤처 등 '동네 일자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머니투데이는 이 같은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동부ㆍ보건복지부ㆍ행정안전부와 함께 연중 캠페인 '우리 동네 일자리 만들기'를 전개한다. 이 캠페인을 통해 머니투데이는 우리 이웃에게 이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장을 소개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 구매를 촉진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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