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 中다롄에서 1박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0.05.03 23:01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 첫날인 3일 중국 다롄에서 숙박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현지 소식통, 외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을 경유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랴오닝반도 남단에 위치한 항구도시 다롄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17량으로 이뤄진 특별열차를 이용해 다롄역에 도착한 뒤 의전차량 20여대에 나눠 타고 시내 중심가인 푸리화(富麗華)호텔로 들어간 것이 목격됐다.

일부 방송사 카메라에는 차량에서 내리는 김 위원장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인민복 차림에 짙은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었다.

북 측은 30여층에 이르는 푸리화호텔 신관 전체를 4일 오후 7시까지 예약했으며 김 위원장은 신관의 '총통실'에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일행은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후 2시30분 차량편으로 외출했다가 오후 4시께 돌아왔다. 이 시간 동안 김 위원장은 다롄시의 자동차 공장과 항만 시설 등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오후 5시50분에 다시 호텔을 출발해 다롄항 앞바다의 작은 섬에 조성된 리조트인 방추이다오로 이동해 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만찬에 왕민 랴오닝성 서기와 천정가오 성장 등도 참석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최종 목적지인 베이징 방문에 앞서 다롄을 방문한 것은 북한의 나진항 개발 계획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1991년 12월 함경북도 나진, 선봉을 나선시로 통합해 자유경제무역지구로 지정했다. 올 1월에는 나선시를 특별시로 승격시켰다. 또 북·중 양국은 나진항을 국제물류기지로 개발하기로 하고 다롄항을 벤치마킹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롄은 중국 정부의 동북3성 개발 과정에서 거점항으로 선정돼 현재는 선박을 중심으로 한 중공업과 첨단 정보기술(IT)이 공존하는 주요 산업도시로 성장했다. 2008년 북한 나진항 1호 부두 독점사용권을 확보한 중국의 환경설비 제조 전문업체인 창리(創立)그룹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푸리화호텔로 돌아와 숙박을 한 뒤 다음날 최종 목적지인 베이징을 향해 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3박4일 정도로 짧고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다롄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시진핑 국가부주석 등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후계체제 확립과 경제난 해결, 외교적 고립 탈피 등 다양한 목적에서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천안함 사태를 논의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지 김 위원장은 천안함 원인 조사 결과 발표 이후 중국의 지지를 확보해 두기 위해 방중을 전격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국가 주석을 만나 6자회담 복귀를 약속할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는 상하이 세계박람회 관람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방중은 이미 여러 경로로 다 파악하고 있었다"며 "중국 측에 우리가 전달할 메시지는 정상회담에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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