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與후보 확정…"당심은 민심을 따랐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0.05.03 18:05
[사진제공 뉴시스]


당심(黨心)은 민심을 따랐다. 3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한나라당은 오세훈 현 서울시장을 선택했다. 오 시장이 18대 총선 이후 뉴타운 소송 등으로 서울지역 의원들과 갈등을 겪으며 "차기 후보론 안 되겠다"는 목소리도 적잖았지만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린 '저력'은 강했다.

'오세훈 대세론'이 위력적이기도 했지만 경선 결과 뚜렷이 나타난 '오세훈 쏠림현상'은 '천안함과 한명숙 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천안함 정국으로 후발주자들이 오 시장을 따라잡을 정책경쟁의 기회가 묻혔고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 판결로 보수층이 모였다는 얘기다. 오 시장은 이날 현장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를 합산한 전체 4702표 가운데 3216표(68.40%)를 기록, 2위인 나경원 의원과 2046표 차이를 보였다.

천안함 침몰일인 지난 3월26일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경선 구도는 원희룡·나경원 의원의 '신40대 기수론'으로 달아오르던 분위기였다. 원 의원은 출마 초반부터 나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오세훈 대항마론'의 불을 지폈다. "그런 흐름이 천안함 사고로 단번에 끊겼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4월 초 한 전 총리의 무죄 판결은 '예고된' 판결이긴 했지만 당내에서 "될 사람을 밀어줘야 한다"는 심리가 굳어지는 계기가 됐다. 오 시장 캠프의 이종현 대변인은 "판결이 나온 주말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과 한 전 총리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들자 '이러다 큰 일 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됐다"고 말했다. 나 의원 등은 이와 관련, "오 시장의 지지율이 꼭짓점을 찍었다"며 한명숙 대항마를 자처하고 나섰지만 '당심'은 결국 '모험'을 피했다.


두 사건이 '예선전'에선 오 시장에게 봄바람이 됐지만 본선에서도 호재가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주 천안함 희생장병 장례식과 함께 추모정국이 마무리되고 안보정국이 고개를 들면서 민주당 등 야권에선 정권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방선거는 전통적으로 정권심판론 기류가 강해 여당에 불리하다는 게 정설인 데다 안보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서울시장 선거 판세 자체가 4년 시정 심판론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천안함에 묻혔던 한 전 총리의 무죄 판결도 여야 대결에선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오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노 전 대통령의 장례위원장을 맡았던 한 전 총리에게 동정표가 몰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도 오 시장과 한 전 총리의 지지율 격차 10%포인트는 불안하다는 분석이 적잖다.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집권여당 김민석 후보가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선 줄곧 15%포인트 이상 이기다 본선에서 졌던 전례가 있다. 민주당 역시 "우리 지지율에 10%포인트를 더해야 '숨은 표'가 보정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관측을 딛고 오 시장이 오는 6월2일 선거에서 승리하게 되면 오 시장은 민선 최초의 재선 시장이 된다. 2017년 대선 가도에서도 날개를 달게 된다. 오 시장은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할 선거"라며 "서울을 지키고 한나라당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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