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관리, 비올까봐 우산챙기는 것처럼"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0.05.03 11:36

[금융강국 코리아] <1>리스크관리 ④금감원 금융리스크제도실 권순찬 실장 인터뷰

은행 모든 업무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운영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감독당국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바젤위원회가 제시한 '효과적인 운영리스크 관리·감독에 대한 10가지 기본원칙'에서도 당국은 운영리크를 전체 리스크 관리의 한 부문으로 인식하고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금융감독원은 총체적인 리스크 관리 감독을 위해 지난 2008년 6월 은행, 증권, 보험 등 각 권역별로 나뉘어져있던 금융리스크 관련 업무를 금융리스크제도실로 통합했다. 이곳을 이끌고 있는 권순찬 실장(사진)을 만나 현재 시중은행의 리스크 관리 실태와 향후 관리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권 실장은 "리스크 관리는 기술적이고 복잡한 게 아니라 비 올 때에 대비해 가방에 우산을 넣어 가는 것처럼 일상적이고 필수적인 일"이라며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내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내부평가 모형을 도입하는 등 계량적인 측정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다. 조기경보 모형도 자율적으로 개발해 자산 부실화 등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인식이 상당 수준 올라갔다. 금감원은 평가 모형을 승인할 때 경영진이나 이사회의 역할, 책임 등 질적인 측면을 함께 평가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대응이 강화된 건가.
▶위기 이후 시중은행을 조사해보니 리스크를 감안한 평가지표를 활용하려 하는 노력이 보였다. 특히 파생상품과 같은 고위험 상품군에 대해 사전리스크 관리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면.

▶하드웨어는 좋아졌지만 아직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 영업위주의 실적을 중시하는 수익구조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를 위한 질적인 측면을 염두에 두고 균형을 맞춰 나가야 한다. 리스크 관리 전문 인력도 여전히 부족해 인력 양성부분을 좀더 강화해야 한다.

-금융위기 이후 운영리스크 측면이 강조되고 있는데.
▶운영리스크는 결국 내부통제와 연관돼 있다. 현재 국내 금융권의 내부통제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잘 측정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예컨대 상관이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으면 부하직원이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매우 약한 것이 현실이다. 리스크 마인드가 제고될 필요가 있다.

-금감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리스크를 관리·감독하나.
▶운영리스크는 조직의 응집력, 평판과도 연관돼 있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측정법을 승인해 주고 총체적으로 설치해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감독원에서 금융리스크제도실을 만들어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금융시장에 하나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리스크 감독에 있어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할 부분은.
▶ 최근 건전성 규제와 관련해서 국제적으로 자본의 질, 자본 거품, 유동성 기준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내부자본적정성평가제도, 권역 간 규제차익, 신용편중 리스크, 금리 리스크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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