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릴라'…잠 못이루는 中企사장님

송정훈 김희정 기자 | 2010.04.30 09:51
연 매출액 10억 원 규모로 산업 장비 제조업체인 A사 B 대표는 최근 은행 대출이자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기존 대출 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마저 높아져 이자 부담이 더욱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B 대표는 최근 시중은행에서 4억 원을 대출 받았다. 그런데 신용보증기관의 보증비율이 85%로 축소돼 대출금리가 연8.45%까지 올랐다. 지난해처럼 보증비율을 100%를 적용받았다면 7% 초반 수준의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었다. 그는 “금리가 1% 포인트 정도 올라가면 은행에서 1%만 올리는 게 아니고 더 큰 폭으로 올린다”며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금리를 안 올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논쟁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중소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향후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중금리 상승 여파로 대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 대출을 기피하고 있는데다 정부 보증 축소로 대출금리가 상승한 상황이어서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중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원화 대출 잔액 434조원으로 전월에 비해 8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전월에 비해 증가폭은 축소됐지만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향후 금리가 연 1%포인트 상승하면 4조3000억 원 규모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최근 중소기업 대출이 양극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은행들이 최근 경기 회복 조짐에도 불구 여전히 신용도가 높은 기업 대출을 강화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는 영세 중소기업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


시중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우량 기업에는 거의 노마진 수준으로 금리를 제시하지만 비우량기업은 상대적으로 금리를 높이고 있다"며 "최근 일부 건설사 등의 부도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올해부터 중소기업 대출의 보증 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면서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부터 대출 보증비율을 지난해 업체별로 95%~100%수준에서 올 상반기 90~95% 수준으로 낮췄다. 하반기에는 경기 상황을 감안해 85%수준까지 낮출 방침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행마저 저리의 중소기업 지원 자금인 총액한도대출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만기 연장과 패스트트랙 프로그램(신속 자금 지원) 등 중소기업 지원책 완료된다. 결국 중소기업 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대출금리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른 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지원이 축소되거나 완료되면 자금 상환 부담과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향후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 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책 축소는 해당 기업들의 부담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며 "다만 무작정 정부 지원을 유지하면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 안주하면서 자생력을 잃을 수 있다는 측면도 함께 고려해 속도를 조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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