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보험사 돈굴릴 곳 고갈됐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10.04.29 16:56

저금리 속 금리인상 우려 내재..주택거래 고갈.증시 상승도 문제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장기투자자인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이 어려워지고 있다. 보험사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채권 운용수익률이 낮아진데다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투자물건 갈아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들이 기존에 사놓은 채권의 평가이익은 생기지만 만기가 돌아와 재투자하거나 새로 들어온 보험료로 채권에 투자할 땐 수익률이 낮은 채권을 살 수밖에 없다.

또 장기채권의 금리 하락폭이 크지 않은 데다 문제는 금리의 추후 방향이다. 1분기 경제의 호성적(경제성장률 7.8%,전년동기 비)으로 금리 상승 가능성이 내재된 만큼 채권 갈아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국고채 1년 금리는 2.6%대 중반인데 비해 국고채 3년은 3.6%, 국고채 5년 4.3%, 국고채 10년 4.8%대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자산운용 담당부장은 “출구 전략의 실행 가능성과 금리 상승 여지가 커지고 있다”며 “저금리 상황이 심화되며 투자 대상을 바꿨다 낭패를 봤던 2003년 전후의 기억도 현재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3 ~ 2004년 당시에는 저금리에 대한 탈출구와 금리 역마진 방어용으로 보험사들은 해외 채권 투자 등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외 투자 러시는 2006 ~ 2008년의 금융위기로 큰 손실로 돌아왔다.

지난해 신용경색으로 드물게나마 찾을 수 있었던 고금리 회사채 등도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보험사 투자담당자들의 설명이다.


보험사들의 순익 개선을 이끌었던 유가증권 투자도 쉽지 않다. 증시가 상승한 상황에서 유럽발 위기 재연과 미국의 골드만삭스 피소와 투자은행 위축 우려 등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를 선택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4 ~ 12월 생보사들의 순익은 2조1382억원으로 전년동기(7610억원)보다 1조3772억원(181%) 증가했다. 같은기간 손보사 순익도 1조311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84억원)보다 1027억원(8.5%) 증가했다.

한 생보사 임원은 “지난해 실적은 크게 개선되겠지만 올해 들어서는 나아질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며 “채권 등 보유 자산을 일부 처분하며 보유 현금은 늘었지만 기업.개인 대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체투자 등 어느쪽도 위험성만큼의 수익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등 주택 거래가 끊기며 부동산 담보 대출이 줄어든데다 저축은행 PF 대출 규제로 보험사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졌지만 금융 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부문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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