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로치 "韓 금리인상 시기 놓칠 수 있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10.04.29 12:58
-"저금리 유지할 만큼 위기 아니다"
-中경제 수출에서 내수중심으로..한국에 기회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다"

스티븐 로치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저서 '넥스트 아시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만큼 비상상황이 아니다"라며 "한국은행을 포함해 전세계 중앙은행의 출구전략 시행 시기는 지나치게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로치 회장은 "기준 금리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올려야 하는 건 아니지만 경기 회복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갔고, 약한 회복세에 맞춰서 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며 "금리 시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면 지난 2003~2007년 증시 버블을 야기한 금리 정책 실수를 또 한번 저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치 회장은 "금융위기 후 한국은 빠른 회복력으로 견조한 펀더멘털을 과시했다"며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한 게 최근 빠른 경제 회복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부에선 2008년 원화가 평가절하된 덕이라고 하지만 이는 경기 회복의 한 요인"이라며 "한국이 수출주도형 경제여서 환율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부각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로치 회장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소비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은 더 이상 아시아지역의 경제 성장 동력이 될 수 없다"며 "아시아가 진정한 세계 경제 견인차가 되려면 내수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치 회장은 특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 정책이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변하는 건 한국의 대중 수출에 청신호"라며 "내년부터 시작될 제12차 경제5개년 계획에 따라 중국이 집중 육성할 서비스와 에너지, 그린테크놀로지 등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R&D)투자, 서비스 분야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를 근거로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4% 이상의 잠재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그리스에서 시작된 남부 유럽 국가의 국가 신용도 하락에 대해선 "이미 수백년 동안 위기 이후 은행과 기관이 부실 채권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던 진통과 동일하다"며 "구제금융 제공으로 상황이 더 악화됐고, 여신 기관이 위기 전후 취했던 '사기적인' 행동도 이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과 관련해 "전세계 경제 불균형을 잡는데 환율 재평가 방법이 논의되는 경우가 있지만 80년말 일본 엔화 재평가나 2002~8년 달러 약세 후 경상수지가 개선되지 않았다"며 "통화정책은 경상수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회적인 방법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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