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둑 ‘강된장’으로 고객 발길 잡아보자

머니투데이 황보경 월간 외식경영 | 2010.04.29 10:45

<강된장>

깡장 혹은 짜박이 등은 모두 강된장을 지칭하는 말들이다. 뚝배기에 건더기는 조금 넣고 된장량을 많이 하여 자작하게 졸여 내는 별미음식인 강된장은 쌈밥과 최고의 궁합을 이룬다.

한국 사람에게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된장·고추장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성큼 다가오는 이 계절에 새로운 메뉴를 구상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강된장을 추천한다.

◇ 세대를 뛰어 넘는 중독성 있는 맛

한국 음식 중에는 유독 발효식품이 많다. 요즘 흔히들 ‘발효 식품의 과학’이라는 말을 종종하곤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효소가 우리 몸이 가장 좋아하는 다양한 영양 성분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인데 이중의 으뜸이 바로 된장이다.

이러한 된장을 주재료로 만드는 강된장은 따뜻한 봄날 쏟아져 나오는 나물과 매우 인연이 깊은 음식 중 하나다. 특히 식물성 섬유질이 풍부한 부추와 찰떡궁합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는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된장과 서로 영양적으로 보완해주기 때문.

강된장 자체가 졸여서 만든 음식이어서 그런지 염분이 많아 대부분 비벼먹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쌈밥’이 메뉴화 되면서 강된장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문인 듯하다. 원래 쌈에 고기나 밥을 싸먹는 것은 예전부터 즐겨먹는, 메뉴라고까지 할 것도 없는 단순히 음식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상품으로 포장되어 음식점에서는 기다란 통에 상추부터 시작해 온갖 특수 채소들을 푸짐하게 올려 강된장 등과 함께 제공하는 ‘쌈밥’이 메뉴로 등장한 것. 젊은 층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강된장은 옛 향수를 부르는 집밥, 어머니의 손맛으로 대표되는 향토음식들이 붐을 일으키며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몸에 좋다고 해서 고객들이 다 반응하진 않는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일단은 맛이다. 그런 면에서 또한 ‘강된장’은 짭짤하고 중독성 있는 맛으로 어른들은 물론 젊은 층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찌개에 다소 식상함을 느끼며 다양한 것을 찾는 요즘 고객들에게 이런 저런 재료를 넣어 슥슥 비벼먹는 강된장은 경쟁력 있는 아이템임은 분명한 듯하다.

◇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우는 ‘깡장’의 힘

쌈밥집의 숨은 공신으로도 경쟁력이 있지만 강된장 메뉴만으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친 전문점들도 있다. 서울에서 직장인들 식사 메뉴로 대히트를 친 대박 맛 집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집이 대학로, 종로의 <솔나무길 된장예술>, 그리고 광화문의 <깡장집> 정도일 것이다.

‘된장정식’이라는 세미 한정식 개념의 한상차림을 선보이는 <솔나무길 된장예술>. 이곳의 맛의 중심은 바로 강된장이다. 10여 가지가 넘는 찬을 조금씩 곁들여 강된장에 비벼먹는 메뉴로 하루 평균 판매량만 500그릇 이상이다.

광화문 대표 맛집으로 잘 알려져 있는 <깡장집>에서는 다진 돼지고기, 오징어가 가득 씹히는 자작한 국물의 ‘깡장(5000원)’으로 인근 직장인 고객은 물론 광화문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숟가락으로 뜨면 한가득 딸려 올라오는 가득한 건지들에 밥을 비벼먹으면 게 눈 감추 듯 밥 한 공기는 후딱이다. 게장 못지 않은 밥도둑이 바로 이 강된장인 듯하다.

◇ 구수한 옛날식 강된장에 싸먹는 별미 설렁탕 <쌈 싸먹는 설렁탕>


2005년 문을 연 <쌈 싸먹는 설렁탕>은 상호 그대로 쌈에 싸먹는 설렁탕 메뉴 전문점이다. 서오릉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일산 향동에서 5분 거리인 지금의 자리로 작년 12월에 이전, 유적지를 찾는 나들이 고객들이 주고객이다.

상호만 보고 특이해서 들어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어찌보면 독특한 아이템인 ‘쌈 싸먹는 설렁탕’은 고객들의 니즈를 보고 강효성 대표가 아이디어를 떠올려 개발한 메뉴.

“고기가 많이 들어가니 설렁탕을 주문하는 고객들이 고기를 싸먹을 것을 찾는 분들이 꽤 있더라구요. 처음에는 채소도 드리고 있는 고추장을 내주기도 하고 그랬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괜찮은 메뉴가 될 것 같다 싶어서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메뉴가 쌈 싸먹는 설렁탕인데 흔한 설렁탕 메뉴에 조금의 변화를 준 것이 좋은 반응을 얻어 많이 알려진 계기가 되었습니다.”라며 메뉴 개발 계기를 설명했다.

쌈 싸먹는 설렁탕의 가격은 8000원. 일반 설렁탕과 큰 차이가 없는 가격이지만 15가지 계절별 특수채소와 짜박이(강된장)가 설렁탕과 함께 제공된다. 설렁탕 안의 수육을 건져 각종 쌈, 그리고 자박하게 끓여낸 강된장과 함께 싸먹으면 된다.

쌈장과 막된장을 적정 비율로 섞고 채소와 청양고추를 조금 넣은 구수한 맛을 강조한 옛날식 강된장은 향토음식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주고객인 40대 이상 손님들에게 매우 인기다.

설렁탕 외에도 쌈우족탕, 쌈도가니탕, 쌈꼬리탕(이상 1만1000원) 메뉴를 선보이고 있으며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로 인해 고객들의 재방문 비율이 높은 편. 대로변에서 약간 들어간 곳에 자리해 있어 입에서 입을 통해 전해 듣고 찾아 오는 목적고객들이 80% 이상이다.

◇ 메인 강된장으로 어머니의 손맛 재현 <솔나무길 된장예술>

18년 동안 꾸준한 맛의 강된장을 선보이고 있는 곳이 있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맞은편 솔나무길 초입에 위치한 <솔나무길 된장예술>이 그곳. 종로 2가의 ‘된장예술’과 2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이곳은 정명남 대표가 종로 매장을 지인에게 맡기고 5년 전 지금의 자리에 확장하여 새로이 오픈했다.

<솔나무길 된장예술>의 간판 메뉴인 ‘된장정식’은 하루 평균 500그릇 이상 판매되는 초히트 메뉴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한정식의 형태. 메인인 강된장을 중심으로 비벼먹을 수 있도록 대접에 나오는 밥, 비빔채소, 장조림, 묵은 깻잎, 김치, 구운 김, 전 등을 포함한 12가지의 밑반찬이 함께 제공, 숭늉으로 식사를 마무리하는 식이다.

일반 된장찌개와 차별화 하기 위해 강된장을 메인으로 선택했다는 정명남 대표는 강원도에서 재배한 콩으로 직접 된장을 담근다. 3년 숙성한 된장만을 사용하는데 간장을 뽑지 않아 더욱 고소한 맛이 특징.

멸치와 디포리로 낸 육수에 된장을 풀고 갈은 차돌박이와 두부, 고춧가루를 넣고 졸이면 이곳만의 강된장이 완성된다. 조미료를 따로 넣지 않기 때문에 차돌박이로 감칠맛을 낸다는 것이 정병남 대표의 설명이다. 이러한 강된장을 채소와 함께 밥에 슥슥 비벼먹는 맛이 어머니의 손 맛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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