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4% 상승, 외국계 '매도' 무색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10.04.28 15:35

'깜짝실적' 두고 국내외 증권사 의견 엇갈려

1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한 현대모비스에 대해 국내외 증권사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호평하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한 것과 달리 외국계 증권사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하며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모비스는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58.3% 증가한 3조2562억원, 영업이익은 15.2% 는 406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5416억원으로 84% 늘었다. 이는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매출 전망치 평균(2조7961억원)과 영업이익(3531억원), 당기순익(4034억원) 예상치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결과다.

이에 대해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해외 반조립제품(CKD)과 수익성이 높은 애프터서비스(A/S) 및 모듈사업, 완성차에 장착된 핵심 부품에서 매출 호조를 보인 덕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병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현대오토넷 합병 관련 영업권 상각으로 판관비가 급증했지만 모듈사업 매출 증가로 이익 안정성이 유지됐다"며 "내수 A/S 매출 증가로 환율 하락 우려도 충분히 상쇄됐다"고 평가했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핵심 전장부품의 중장기 성장과정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어 관련 투자비용 부담과 자본수익률 하락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며 "올해 분기별 본사 매출액은 평균 3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4000억원에 근접해 종전보다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순익의 상당부분은 현대차 지분법 이익 2560억원에 따른 것"이라며 "A/S 부문의 이익창출력(OPM)은 전년대비 감소했고 모듈 부문의 매출은 연간 기준으로 거의 두 배로 늘었으나 마진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은 "올 2분기는 실적 호조를 보였던 지난해 2분기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자동차시장 성수기를 맞아 실적이 더 향상될 것이라는 국내 증권사 전망과 다르다.

다이와증권도 "중국의 CKD 매출 기여도가 미미하고 영업권 상각 여파로 올해 모비스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2.7%에 불과하다"며 현대차의 EPS 증가율 49%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다이와는 "현대모비스의 올해 순익에서 현대차 지분법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53%로 지난해 38%보다 높다"며 "차라리 현대차 주식을 사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에 대한 높은 의존도에 대해서도 손명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모비스 사업구조 자체가 고평가될 요인"이라며 "현대차, 기아차 매출확대로 모듈사업 및 CKD 매출 동반 확대가 가능하고 마케팅 비용은 적게 발생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반면 다이와는 "현대모비스의 매출의 97%가 현대차그룹에서 나오기 때문에 모비스가 현대차보다 고평가될 수 없다"며 "2003년 이후 모비스가 현대차 대비 평균 18.5% 저평가됐었지만 현재 모비스는 10.7% 프리미엄이 적용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이와는 "모비스가 현대차보다 프리미엄을 받으려면 현대차그룹 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의 50%로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부품사 덴소의 경우 전체 매출 가운데 비(非) 도요타자동차 비중이 50%로 늘었던 2000년부터 주가 프리미엄이 용인됐다는 설명이다.

최근 실적 대비 주가수준에 대해서도 시각차는 분명했다.

손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가 상승에도 이익이 늘면서 현 주가는 주가이익배율(PER) 8.5배 수준에 불과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골드만은 "현대차의 판매 증가로 단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 주가가 상승할 순 있지만 원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주가순자산배율(P/B) 1.8배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승 여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은 현대모비스에 대해 '매도' 의견과 목표가 13만2000원을 유지했다. 실적 발표 후 보고서를 내놓은 국내 증권사 19곳 가운데 18개사가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가를 일제히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전일대비 4.36% 오른 17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8만5000주를 순매수하며 4일 연속 상승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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