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 야도 "단일화가 관건"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0.04.28 16:57

與 서울시장 경선 원희룡·나경원 협상…野 경기지사 김진표·유시민 연대 논의

#. "이번 지방선거는 후보 단일화가 관건이다."

야권 연대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야당 인사의 말이 아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후보로 나선 원희룡 의원 측 장일 공보특보는 28일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오세훈 현 서울시장은 민주당 유력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상대가 안 되니 다른 후보를 내야하고 이러자면 먼저 당내 경선에서 원 의원과 나경원 의원이 뭉쳐 오 시장을 꺾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나 의원 측도 이런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 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정점에 이른 오 시장의 지지율이 이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결국 하락할 이유만 있을 텐데 과연 한 전 총리에 맞서 승리할 수 있느냐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지금 구도에서 각자 경쟁한다면 오 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을 뒤집기 어렵다는 공감대를 이룬 상태다. 다음달 3일 당내 경선을 앞두고 제3자를 통해 단일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협상 타결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사실상 무산됐다는 말도 나온다. 중재자로 나섰던 친이(친이명박)계 한 의원은 이날 "두 사람의 단일화가 물 건너 간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으로의 단일화'를 전제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 나 의원 측과 지지세력 확보나 여론조사 방식 등 '방법론'을 따지는 원 의원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는 전언이다.

협상 시간은 이틀 정도 남았다는 게 양측의 판단이다. 30일까진 협상이 타결돼야 경선일 이틀 전에 실시되는 여론조사에 단일화 결과를 반영할 수 있다. 원 의원과 나 의원은 조만간 직접 만나 결판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원 의원과 나 의원의 단일화 협상 결과가 미칠 파장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오 시장 측도 "원 의원과 나 의원의 현재 지지율을 합해봐야 오 시장에게는 못 미치지 않냐"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당직자는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과 막판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 야권은 최대 전장 가운데 하나인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진표 최고위원과 국민참여당 후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맞서면서 단일화 협상이 결렬됐다.

양측의 골은 협상 결렬 이후에도 계속 깊어지는 모양새다. 김 최고위원이 의원직 사퇴로 배수진을 치자 유 전 장관은 '유시민 펀드' 바람몰이로 받아쳤다. 이렇게 가다간 그나마 합의가 이뤄진 7개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야권에선 지난 주말부터 직접 중재에 나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김 최고위원과 유 전 장관도 단일화에 실패하면 한나라당 소속 김문수 현 경기지사에게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최종 타결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김 지사와 야권 단일 후보의 양강 구도가 형성되면서 서울, 인천과 함께 수도권 빅3 지역에서 여야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게 된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결과를 예단하긴 이르다"며 "통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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