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금융개혁안 상정 거듭 실패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0.04.28 09:40

넬슨 의원, '잇단 반대표' 왜?

오바마 미 행정부와 민주당이 추진하는 금융규제개혁법안이 상원 표결에서 또 부결됐다.

27일(현지시간) 실시된 상원 투표도 전일 투표와 똑같은 양상으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법안을 상원 전체회의 논의에 부치기 위해 표결에 들었으나 찬성 57표(반대 41)만을 확보,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는 60표 확보에 실패했다.

전일 반대표를 던졌던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 대표와 벤 넬슨 의원(네브래스카주, 사진)이 다시 반대표를 던졌다.

리드 원내 대표의 반대표는 향후 공화당 크로스보팅을 의식한 전략적 선택이었지만 넬슨 의원의 반대표는 워런 버핏의 투자사 버크셔해서웨이와 자신을 위한 결정이었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본사를 둔 버크셔는 넬슨 의원의 최대 후원자다. 넬슨 의원은 또 버크셔 주주이기도 하다. 미 의회 자료에 따르면 넬슨 의원과 부인 다이앤이 갖고 있는 버크셔 주식의 가치는 2008년 말 현재 600만달러에 이른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버크셔는 대형 금융사의 파생상품 투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추가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지도부는, 넬슨 의원의 반대표가 투표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지만 건강보험개혁법안 통과 때부터 이어지고 있는 당내 불만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넬슨 의원은 건강보험개혁법안 투표 때도 마지막 순간까지 법안에 반대하다 지역구에 대한 메디케이드 지원 확대를 약속받고서야 찬성 쪽으로 의견을 바꿨다. 넬슨 의원은 당시 행동으로 지역구 유권자들의 지지를 강화하는 덴 성공했지만 민주당은 나머지 지역구 유권자들의 공분을 사야 했다.


넬슨 의원은 당과 여론의 비난을 의식, 자신이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가 버크셔 조항 때문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파생상품 규제 때문이 아니라 법안이 메인스트리트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법안에 반대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넬슨 의원은 자신의 반대표가 버크셔나 버핏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조차 넬슨 의원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리드 대표가 26일 투표에 앞서 넬슨 의원과 나눈 대화는 이른바 버크셔 조항에 대한 것뿐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번 개혁법안은 대형 금융사들이 파생상품 투자시 상품 가치 하락에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유동성 수준을 확보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법안은 또 과거 장외에서 이뤄지던 파생상품 거래를 거래소에서만 가능케 해 파생상품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감독 당국이 파생상품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막대한 파생상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버크셔는 법안이 통과되면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을 비축해야만 한다.

한편 도드 위원장은 전일 표결 후 마련된 협의 과정에서 대형 금융사 구제금융 관련 내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 등 초당적 합의안 마련에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도드 위원장은 현재 같은 위원회에 소속된 공화당의 리처드 셸비 의원과 금융소비자감독청(FCPA)의 설치에 대한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규제개혁법안 상정을 위한 추가 투표는 28, 29일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4. 4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5. 5 "주가 미지근? 지금 사두면 올라요"…증권가 '콕' 집은 종목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