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다, 치킨집은 각성하라

뉴시스  | 2010.04.28 16:21
온 국민의 대표 간식이자 여름에는 시원한 생맥주와 함께 더 없는 궁합을 자랑하는 안주, 올 6월 열릴 월드컵 기간 중에는 16강 기원 함성의 에너지원 구실까지, 치킨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장소와 분위기를 조화롭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사랑스러운 대한민국 대표 메뉴다.

예전 동네시장에는 닭 튀기는 냄새를 사방에 진동하던 닭집이 많이 있었다. 한 마리를 튀기면 네 식구는 거뜬히 먹었던 두툼한 닭 튀김에 배를 두드리던 기억도 생생하다. 요즘처럼 생닭에 양념을 주입하는 염지제나 튀김 반죽에 스파이스를 가미하는 시절은 아니었지만 특별한 날에나 먹는 닭튀김이었던 만큼 맛보다 넉넉한 양에 더 만족했던 것 같다.

치킨은 오늘날의 대한민국 프랜차이즈를 태동하게 만든 주력 아이템이기도 하다. 프라이드에서 양념치킨으로 변화하며 대규모 성장이 가능했고, 닭요리 방법을 차별화해 오븐구이나 전기구이 형식으로 변모하며 2010년 현재 치킨프랜차이즈는 전체시장 5조원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치킨가맹점만 5만여곳에 달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바비큐 소스를 전면에 앞세워 ‘치킨업계의 삼성’이라 불리울 정도로 성장한 B치킨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수만 1300개에 이른다. 간장양념소스를 닭에 발라 맛을 낸 K치킨은 요즘 미국진출 재미가 쏠쏠하다. 가맹점수는 1000여개다. 치킨 가격은 본사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1만3000원에서 1만8000원대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내가 항상 주장하는 보편타당성과 대중 장악력을 고려한다면 치킨 가격을 주도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책임소재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한 마리에 1만8000원을 주고 먹게 되는 치킨에 여러분은 만족을 느끼고 있는가?

얼마전 치킨가격을 2000원이나 슬그머니 올린 모 치킨업체가 네티즌의 호된 뭇매를 맞았다. 닭 값 인상의 불가피한 조치라는 변명이 뒤따랐지만 대중 장악력만 믿고 보편타당성을 무시한 대가는 제법 매몰찼다. 생닭 호수(100g당 1호 개념)를 작은 것으로 선택해 두 마리 치킨을 판매하던 모 프랜차이즈 본사도 가격 대비 양이 적어 소비자의 불만을 항상 안고 지낸다.

물론 도계에서부터 가공공장의 단계를 거치면서 형성된 원가산정의 원칙을 무시하자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군더더기가 붙은 유통의 불합리성을 개선할 소지가 있음에도 그런 부담을 가격 인상이란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떠안기는 작금의 행태는 당연히 문제가 된다.


프랜차이즈는 선진 시스템이다. 그러나 시스템의 도입과 적용에서 불완전한 응용이 수반된다면 프랜차이즈 본사의 어설픈 변명만 소비자는 반복해서 들을 수밖에 없다.

가맹모집으로 성장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시각이 좀더 거시적으로 변모해야 한다. 시장 전체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소비의 주체는 항상 발언의 파워가 있기 때문이다.

대형 도계유통업체의 계획된 설정에 더 이상 묻어 가지 말고 개선을 위한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결과는 저렴한 가격과 맛 그리고 품질이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동네통닭집을 모두 잠재운 만큼 소비자에게는 넉넉한 양과 맛을 위한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가격의 산정을 위해 전체 시장의 시스템 개편에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본사는 대한민국 프랜차이즈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김중민 FC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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