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깜짝' GDP, 금리인상론 힘실어줄까

박영암 기자, 김창익 기자 | 2010.04.27 16:53

(종합)정부부문 수출은 금융위기 이전수준… "민간부문 좀 더 지켜보자"도

예상보다 양호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기준금리 인상론에 힘을 실어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리인상을 요구하는 측은 자산버블 등 저금리 장기화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예상을 초과하는 1분기 GDP 성장률이 금리인상 명분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까지 금리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논리적 기반이 탄탄해 인상시기를 놓고 팽팽한 논리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7일 올 1분기 GDP가 전년 1분기 대비 7.8%, 지난해 4분기 대비 1.8%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 금융위기로 침체한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기 20.0% 증가했고 설비투자지출은 전년동기 28.8% 급증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시장의 예측을 훨씬 상회하는 호실적이다.

김명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면 우리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보여 장기성장경로에 근접했다"며 "정부 부문과 수출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웃돌았으며, 수출을 제외한 민간 내수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97%까지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호성적은 14개월째 연 2.00%에 묶여있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동석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했지만 한국경제의 회복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났다"며 "3분기 중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 마이너스 실질금리 장기화로 투기 조짐이 보이고 △ 기준금리 인상이 곧바로 긴축정책은 아니며 △ 경기후행적인 기준금리 인상시 중앙은행의 신뢰성 악화 등을 기준금리 인상 논거로 제시했다.

박용하 산업은행 경제연구소 경제조사팀장도 "경제 회복 기조가 표면화 되고 있다"며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출구전략(금리인상)에 대해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참석 중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과잉유동성을 그냥 두면 자산시장을 흔들어 버블상황에 이를 것이 뻔하다"며 저금리의 부작용을 지적한 발언도 금리 인상론의 원군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부에서는 여전히 기준금리 조기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1분기 GDP가 분명 예상보다 높게 성장한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하면서도 "1.8% 성장률 중 재정기여도가 0.9%포인트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정부의존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위협받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재정부 관계자는 "적당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투기성 자금이 펀더멘털 개선을 계기로 한국에 몰려오면서 환율이 단기과열(오버슈팅)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한국경제에 독을 주입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주식 채권) 등 자산시장의 버블이 심각하지 않은 점도 금리 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재정부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윤증현 장관도 27일 아시아 태평양 관세청장회의 개막식에서 워싱턴 발언과 달리 "기준금리 인상 등에 대한 정부 스탠스는 하나도 변화가 없다"며 금리조기인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1분기 GDP 발표를 계기로 금리인상시기를 관철시키기 위한 양진영간의 치밀한 논리싸움이 더욱 더 치열해 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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