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성장률 7.8%... 통화당국 출구쪽 바라보나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10.04.27 15:28

"민간 내수 금융위기 전과 비교해 97% 회복"...민간부문 건설투자는 아직 미약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출구전략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출구전략의 관건이 되는 민간 부문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통화당국이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란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분기 실질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속보치 7.8%(전년 동기 대비)는 당초 예상치인 7.5%에 비해 0.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경제가 금융위기 여파로 침체된 데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고 경제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얘기다.

한은이 지난 12일 발표한 올해 GDP 성장률 수정전망치도 5.2%로 당초 전망치(4.6%)에 비해 0.6%포인트 높았다.

이에 따라 우리경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명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7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ㆍ속보치)' 설명회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면 우리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보여 장기성장경로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정부 부문과 수출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웃돌았으며, 수출을 제외한 민간 내수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97%까지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간 내수가 거의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는 점은 출구전략 시기 논쟁에 있어 결정적인 사항이다.

통화정책의 키를 쥐고 있는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전망치가 당초 전망치에 비해 높게 나오자 "정부지출과 수출 영향이 컸다. 출구전략 시기를 논하려면 건설에 대한 민간투자 등 민간 부문의 회복세가 뚜렷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부문의 경제회복세를 판단하는 기준인 민간소비와 재고, 민간투자 등 세 가지 측면에서 고루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민간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다. 민간소비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4.5%를 기록한 뒤 매 분기 0.3~1.7% 사이의 성장률을 이어오고 있다. 1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6%로 성장기여도는 0.3% 포인트다.

설비투자 증가세는 확연히 눈에 띈다.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1.5%로, 한은의 당초 예상치(0.6%)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28.8%가 성장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에 따른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건설기계 투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건설투자의 경우 전분기 대비 0.9%가 늘었다. 아파트 등 건물건설은 줄었지만 대규모 토목공사가 늘어난 탓이다. 분기대비 성장기여도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0.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내수는 지난해 4분기 0.7%에서 올해 1분기 2.7%로 증가폭이 더욱 확대됐다. 금융위기 이후 진행되던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면 향후 내수 증가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국장은 "올해 1분기 중 재고 감소가 1조6000억원에 그쳐 재고조정이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재고가 경제성장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란 의미"라고 설명했다.

민간부문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용하 산업은행 경제연구소 경제조사팀장은 "경제 회복 기조가 표면화 되고 있다"며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출구전략에 대해 생각해 볼 시점이 아닌가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소 자체조사결과 철광석 가격이 작년 말에 비해 두 배로 올랐다"며 "이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1.24% 포인트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덧붙였다.

김영삼 하나금융연구소 수석 연구원도 "수출과 정부지출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크지만 민간부문이 보통 2분기 시차를 두고 따라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분기 이후엔 민간부문의 성장기여도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재정지출 확대와 저금리 기조를 동시에 끌고 가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민간의 건설부문에 대한 투자가 아직 회복세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또 정부지출과 수출 등 민간 외적인 요인이 여전히 경제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정부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로 전기대비 성장률의 절반을 정부가 담당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 등 사회보장지출 확대로 전분기 대비 5.7% 증가했다.

수출 또한 호조를 보이며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1분기 재화수출은 전분기 대비 3.4% 성장했고, 특히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21.3%란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정부와 민간 부문을 구분하지 않을 것으로 건설 부문에서의 민간 투자는 아직 미약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부지출과 수출이 여전히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주시해야할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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