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예금금리 사상 첫 연3%대, 나 어떡해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4.27 22:03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저축은행들의 몸집 줄이기가 본격화된 여파로 풀이된다.

2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저축은행인 대아저축은행과 삼일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최근 연 3.93%로 낮췄다. 저축은행이 설립된 이래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전국 105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도 연 4.48%로 낮아졌다. 지난 3월 초만 해도 연 5%를 웃도는 수준이었으나 2개월여 만에 0.5%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이 같은 금리도 저축은행중앙회가 회원 저축은행들의 금리정보를 공시하기 시작한 2005년 4월 이후 최저치다.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이처럼 낮아진 것은 금융감독 당국이 최근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강화를 천명하고 나서면서, 업계가 자산 줄이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초 저축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한도를 총 대출의 30%에서 20%로 축소하고, PF대출을 포함해 건설업과 부동산 관련 대출도 총 대출의 절반을 넘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저축은행 규제강화 대책을 내놨다. 아울러 적기시정조치 대상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현행 5%에서 7%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대형저축은행 임원은 "금융감독 당국에서 회초리를 들고 나오면서 저축은행들의 몸집 줄이기가 본격화됐다"며 "위험가중자산을 줄이는 게 시급한 터라 금리를 올려가며 예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기준금리가 오랜 기간 동결된 점도 저축은행 예금금리를 끌어내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아져 있어 수신자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점이 예금금리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이달까지 14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하면서 저축은행의 주요 자산운용처인 은행 예금과 MMF, 회사채, 기업어음(CP) 금리도 하향곡선을 그려 왔다.

다른 대형저축은행 자산운용팀 관계자는 "자산 운용처의 금리가 낮아지면서 역마진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 예금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일단 이 같은 금리 하락세가 한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현 수준에서 더 낮아지면 고객들의 이탈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지난 연말 전일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저축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터라 저축은행 예금 수익성이 지나치게 낮아질 경우,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과 같은 대체 투자처로 고객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예금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만큼 금리 인하 움직임이 더 이상 지속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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