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외환당국도 삼성생명 상장 '비상'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10.04.27 14:43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삼성생명 상장을 앞두고 증권업계 및 투자자 못지않게 관련 당국도 분주하게 대비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 3월 청약과 상장을 마친 대한생명보다 삼성생명의 덩치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삼성생명 상장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여파를 최소화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삼성생명 상장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시스템적인 불안요인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대비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달 19일 대한생명 상장이라는 '예비고사'를 치른 만큼 삼성생명 상장도 무리없이 소화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순간거래량이 예상보다 많은 경우 거래시간이 지연되는 등의 상황이 빚어질 수 있어 불안요인을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생명의 상장 첫날 호가건수는 34만8290건으로 전체 호가건수의 5.9%, 전체 거래량 대비 비율은 1.3%를 기록했다. 특히 장 초반에 매매가 집중되면서 초당 사상최대인 150건에 달했다.

거래소는 투자자의 관심은 대한생명보다 높지만 삼성생명 상장주식수(2억주)가 대한생명(8억6853만주)의 4분의 1규모인 점을 감안할 때 대한생명과 비슷하거나 호가건수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장 초반 매매가 한꺼번에 집중 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삼성생명을 유가증권 종목 그룹 60개 중 단독그룹으로 분리키로 했다. 그래야만 거래가 몰리면서 나타날 수 있는 '동맥경화' 현상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는 게 거래소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매매 시스템 상 거래집중에 따라 발생가능한 '버그' 현상을 막기 위해 이날부터 업그레이드된 소프트웨어를 적용, 가동에 들어갔다.

신재태 거래소 유가증권시스템 팀장은 "초당 거래량이 200건이 넘지 않는다면 거래 지연 등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미 대한생명 상장의 경험이 있는 만큼 충분히 대처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절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외환당국은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추가 환율 급락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일평균 서울 외환시장의 거래 규모가 60~80억 달러 규모인 조건에서, 삼성생명 주식 매입에 필요한 외국인 자금 17억 달러가 몰릴 경우 외환당국으로선 사실상 대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환율 하락을 최대한 막기 위해 반대포지션 매매를 통해 달러를 직접 매수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외환당국은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며 납입일 분산 등을 비롯한 보완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을 삼성생명측과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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