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덩치커졌지만 수익-건전성 뒷걸음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10.04.26 16:25
대형 저축은행들이 지난 수년간 가파른 자산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은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양적 성장에 치우쳐 있던 대형저축은행들의 경영전략이 내실 다지기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신용평가회사인 한국신용평가는 26일 '저축은행 대형화 추세, 바람직한가'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2009년 저축은행 업계의 총자산이익률(ROA)이 2006년 이후 최저치인 0.0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ROA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호황이던 2006년에 비해 무려 1.28%포인트나 내려앉은 수치다. 아울러 신용카드사(4.30%)와 생명보험사(5.37%), 손해보험사(4.64%), 대부업체 러시앤캐시(8.84%)는 물론 시중은행 평균 ROA인 0.39%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 금융권을 통틀어 저축은행의 수익성이 지난해 가장 저조했다는 얘기다.

자산이 1조원을 넘는 25개 대형 저축은행들을 놓고 보면 이 같은 하락폭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저축은행의 2009년 ROA가 같은 기간 1.49%포인트 하락한 0.31%를 기록한 것.

한신평은 저축은행 업계의 자산 건전성도 마찬가지로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대형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63.2%로 2년 전에 비해 21.9%포인트 낮아졌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같은 기간 1.8%포인트 오른 8.7%를 기록했다.


이처럼 수익성과 건전성은 뒷걸음질 친 반면, 저축은행 업계의 덩치는 급속히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업계 전체 자산 규모가 3년 만에 62.17% 급증한 82조3898억원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2005년 6개에 불과하던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의 수도 지난해 25개사로 급증했다. 업계가 최근 급속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 성장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신평 고성일 수석애널리스트는 "5000만원 한도까지 원리금이 보장되는 예금자보호법과 대규모 부동산 PF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을 늘린 점이 최근 급속한 자산 성장의 배경"이라며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정형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하지 못해 리스크 관리 수준을 높이지 못한 게 건전성 및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금융감독당국에서 저축은행 업계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업계 펀더멘털이 취약한 만큼 당장 예금자보호한도를 축소하거나 건전성 지표 기준을 강화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 애널리스트는 "당국에선 규제 강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업계의 자발적인 개선 의지가 중요하다"며 "현 수준의 리스크 관리 능력과 심사능력을 감안했을 때 자산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제한하고 전문인력과 시스템을 보강해 심사 및 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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