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협상자(negotiator)'로 승부건다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10.04.26 10:50

친이-친박 갈등해소의 중재역 자임…'곡예타기' 성공할까

"이제 협상자(negotiator)의 역할을 맡으려 한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정치를 펼치려면 유능한 협상자가 나와야 한다."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사진)이 협상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26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협상자 김무성'라는 이미지를 집중 부각시켰다. "양보, 합의 도출, 대화하고 토론하고 설득하는 정치 본연의 과정, 계파 장애물 극복…"

한때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렸던 김 의원은 줄곧 협상자를 지향했다. 친박 쪽으로부터 "왜 오해를 받으면서 친이(친이명박) 쪽에 다가서냐"는 비판을 감수한 이유다.

김 의원은 친이-친박 갈등의 핵심 쟁점인 세종시 논란에서 소신에 따라 대법원 등 7개 독립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절충안을 제시, 친이에 다가섰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런 그를 두고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협상자 김무성'의 미래는 어떨까. 친이 쪽에서는 '김무성 추대론'이 힘을 얻고 있다. 김 의원이 친이의 지지를 받아 나설 경우 다른 친이 중진의원들이 양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론 변수는 박 전 대표를 정점으로 한 친박의 태도다. 김 의원은 18대 전반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려 했지만 박 전 대표의 암묵적인, 그러나 실질적인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협상자 김무성'의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 친이, 친박 두 계파의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선택에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연 그가 우리 편에 설까"하는 의구심이다. 첨예한 갈등 속에 두 계파는 상대방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상할 대로 상한 감정 속에서 협상자가 개입할 여지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게다가 김 의원은 세종시라는 커다란 난제를 헤쳐가야 한다. 개헌 등 정치개혁 과제로 녹록지 않다.

한나라당 내부의 반응은 기대와 불안으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자칫 그가 친이계의 '단기 이벤트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우리는 충분히 화합을 위해 애썼다"는 생색내기의 수순일 수 있다는 의심이다. 또 "그의 정치행로는 친박을 벗어날 수 없다"며 김 의원의 진정성을 문제 삼기도 한다.

3선인 김 의원은 가장 민감한 시기에 협상자를 자임하며 자신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고 있다. '협상자 김무성'의 성패는 집권 후반기를 맞은 정부와 여당의 행보와 맞물려 주요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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