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함수 인양 '30일의 기록'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10.04.24 23:03
천안함의 함수가 24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천안함은 지난달 26일 46명의 희생 장병과 함께 사라진 지 꼭 30일인 오는 25일 평택 2함대 귀환을 앞두고 있다.

해군의 1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은 사건 당시 백령도 서남쪽 2.5㎞ 해상에서 선체 중간 부분이 쪼개진 채 가라앉았다. 사건 직후 104명의 승조원 중 58명은 해경에 의해 구조됐지만 46명은 실종됐다.

사건 발생 후 1시간 가량이 지난 오후 11시쯤 해군 초계함인 속초함은 북쪽으로 이동하는 미확인물체를 포착하고 사격을 가했다. 이를 두고 북한의 반잠수정이 천안함을 타격한 후 북쪽으로 도주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군은 "새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사고 다음 날인 27일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해병대 등이 투입돼 침몰된 천안함 함체 및 실종자 수색 작업이 시작됐지만 거센 물살로 인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해군은 함미에 실종장병들이 갇혀 있다면 "외부와 차단된 격실 안에서 최대 69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평택2함대를 지키던 실종자 가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사고 발생 3일째인 28일 어선 3척이 사고 해역에 투입돼 어군탐지기로 해저를 탐색하다 많은 실종자가 갇혀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함미를 발견했다. 다음날 오전 해군은 함미 틈새에 공기를 주입했다.

30일 오후 해군특수전여단(UDT) 소속 한주호 준위가 함수 부분을 탐색하던 도중 실신했다. 한 준위는 긴급 후송된 후 순직했다. UDT 최고의 베테랑이었던 '참군인' 한 준위의 순직은 온 국민에게 또 한 번 큰 충격을 줬다.

4월 1일 군은 사고 직후를 촬영했떤 TOD(열상감지장비) 화면을 공개하며 사고 시각을 9시 22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아울러 사고 해역서 진도 1.5 규모의 지진파가 관측된 사실도 공개했다.

기상 악화로 중단됐던 구조작업은 2일 재개됐다. 그러나 이 날 오후 9시쯤 수색작업에 참여했던 저인망어선 '금양 98호'가 인천 옹진군 대청도 인근에서 침몰했다. 선원 2명은 사망했고 7명은 실종됐다.

3일 오후 6시쯤 천안함 실종장병 46명 중 첫 번째로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발견됐다. 남 상사는 천안함 함미 상사식당 부근에서 발견됐다.

천안함 침몰 이후 한 준위와 금양98호 등 제 2, 3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남 상사의 시신이 발견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눈물의 결단'을 내렸다. 이 날 오후 9시30분쯤 실종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며 구조·수색작업 중단을 요청했다.


4일 군은 실종자 구조·수색작업을 선체 인양작업으로 전환했다. 민간 인양전문업체와 함께 천안함 인양을 위한 해저지형 및 선체 아래 터널굴착 위치 탐색작업 등을 시작했다.

7일 오전 10시30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는 생존장병들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날 오후 4시쯤에는 천안함 함미 기관조정실에서 김태석 상사가 두 번째 시신으로 발견됐다.

악천후 속에서도 함미에 쇠사슬을 연결하는 작업은 꾸준히 진행됐다. 12일 오후 해군은 악천후로 함미 내부가 유실될 위험이 있다며 해저 45m에 가라앉아 있던 함미를 해저 25m 지점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이동 과정에서 함미의 윗부분 일부가 침몰 사고 이후 처음으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침몰 20일째인 15일 함미가 인양됐다. 그리고 수색 과정에서 실종장병 36명이 차가운 주검의 모습으로 가족들에게 돌아왔다. 평택2함대의 가족들은 차례로 귀환하는 장병들의 주검을 바라보며 오열했다. 이 날 밤 해군에 악재가 겹쳤다. 해군3함대 소속 링스헬기가 추락해 장병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이튿날인 16일 함미는 바지선에 실려 평택2함대로 귀환했다. 이 날 오후 민·군 합동조사단은 함미 1차 조사결과 "외부충격'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함수는 오른쪽으로 90도 기울어져 있고 함미에 비해 더 무거워 인양에 난항을 겪었다. 18일 3번째 쇠사슬을 인양했지만 다음 날 끊어졌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쇠사슬이 끊어지며 함수 인양 시기는 계속 미뤄졌다.

22일 오후 9시30분쯤 함미가 인양 지점 부근에서 함체에서 분리된 연돌 인양에 나선 잠수사들이 연돌 안에서 박보람 하사의 시신을 발견했다. 39번째 희생장병이었다. 이 날 함수에 4번째 쇠사슬 연결 작업이 마무리됐다.

23일에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함수를 바로 세우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4일 오전 8시부터 함수 인양작업이 시작됐다. 함수 지하 2층 자이로실에서 40번째 희생장병 박성균 하사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 날 정오쯤 천안함의 '마지막 반쪽'인 함수가 바지선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지선에 실린 함수는 오는 25일 오전 평택2함대로 귀환할 예정이다. 이창기 원사와 최한권 상사, 박경수 중사, 장진선 하사, 강태민 일병, 정태준 이병 등 6명의 실종 장병은 끝내 찾지 못해 '산화'한 것으로 간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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