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건물높이 트집…'흔들기' 본격화?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0.04.21 16:23

(상보) 北 군부, 22일에는 금강산 관광지구 방문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시설을 실사하면서 건물 높이와 시설 구조 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압박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개성공단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박임수 국방위원회 정책국장(인민군 소장) 등 북한 군부 인사 8명이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종합지원센터를 방문하고 입주업체 4 곳을 둘러봤다. 또 정·배수장, 상·하수도, 도로, 변전소, 우수관 등의 설치 현황과 용량, 유지 관리 실태 등을 파악했다.

북 측은 이번 개성공단 실사 과정에서 시설물들이 정보 수집 등 다른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먼저 북 측은 종합지원센터 건물과 정·배수장 시설물의 높이를 문제 삼았다. 종합지원센터는 약 570억 원이 투입돼 지난해 말 완공됐다. 높이는 15층, 70여 미터에 이른다. 정·배수장 역시 일정한 수압을 유지하기 위해 70여 미터 높이로 지어졌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에 방문한 북 측 인사들은 개성공단 일대가 개활지여서 이들 건물과 시설물에 올라가면 인근 군부대 경계상태, 이동 모습이 잘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이들 건물과 시설물은 계획 단계 때 이미 북한 당국과 건물 높이나 규모에 대해 북측과 협의를 마쳤던 것"이라며 "북 측의 지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 측 인사들은 빗물을 원활하게 배출시키기 위해 만든 우수관을 이용해 사람이 개성공단 외부를 오갈 수 있음을 언급했다. 개성공단 우수관은 개성공단 외부와 연결돼 있지만 사람의 통행이 불가능하게 철망으로 봉쇄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 측 인사들은 입주업체들을 방문할 때는 남 측 출판물과 DVD 반입 등으로 법질서를 문란하게 한 사례가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 측이 아직까지 개성공단에 대해 통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하지는 않고 있다"며 "다만 북 측에 제재 조치의 빌미를 줄 수 있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을 남 측 관계자들에게 당부하고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8년11월에도 군부가 나서 개성공단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인 뒤 다음달 경의선 육로통행 횟수와 개성공단 방문 인원 등을 대폭 축소하는 이른바 '12.1조치'를 발표했다.

한편 북한 군부는 22일에는 금강산 관광지구를 방문해 부동산 등 시설물 실태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은 21일 현대아산에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에서 금강산 지구 부동산 조사 결과를 검토하기 위해 22일 오전 9시 금강산 지구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앞서 북 측은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금강산 관광지구내 우리 기업의 부동산과 시설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또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우리 정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소유한 시설물에 대해 지난 13일 '동결'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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