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에서 냄새 나는데…" 가족들 '한숨'

뉴시스  | 2010.04.21 13:19
해군2함대 사령부내 임시 안치소에 모셔진 천안함 실종자 38명의 시신이 시간이 갈수록 부패 정도가 심해져 가족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그나마 깨끗한 모습으로 장례를 치르고 싶었지만 미귀환 8명의 장병들도 함께 장례 절차를 밟기로 해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천안함 희생·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20일 밤늦게까지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시신 보존 상태를 놓고 오랜시간 논의했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했다.

2함대 의무대 앞에 설치된 임시 안치소에서 "악취가 난다", "시신들이 부패하고 있다"는 유족들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논의였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은 없었다.

군(軍)에 따르면 현재 냉동 컨테이너 2개로 된 임시 안치소의 온도는 영하 2℃.

시신의 부패를 막으려면 더 낮은 온도에서 냉동하는 방법이 있지만, 염을 하지 않은 상태로 냉동하면 장례 때 시신 훼손이 더욱 심해진다는 군의 설명이다.

장례에 앞서 입관절차를 밟으려면 냉동된 시신을 녹일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상처 부위 등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 상태에서 염을 한 뒤 냉동해야 하지만 염 자체가 장례 절차의 한 부분이어서 이미 장례를 늦추기로 약속한 가족들은 시신 냉동도 요구할 수 없다.

현재 임시 안치소에는 지난 3일 숨진채 발견된 고 남기훈 상사(36)가 18일째 모셔져 있으며, 지난 7일 발견된 김태석 상사(37)을 비롯해 모두 38명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군은 매일 시신 상태를 점검하며, 탈수방지 크림 등을 발라 부패 진행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

한 천안함 유족은 "갈 때만이라도 깨끗하게 고통없이 보내주고 싶었는데…"라고 말했다.

미귀환 승조원 가족은 "시신을 찾은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며 "함수 수색만 끝나면 장례를 치르기로 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가족들은 당초 일정을 앞당겨 21일부터 군과 본격적인 장례 절차를 논의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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