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검사와 스폰서' 폭로…시청자 '들썩'

뉴시스  | 2010.04.21 08:06

MBC TV ‘PD수첩’이 20일 스폰서에게 향응·성접대를 받은 검사들을 공개했다. 시청자 게시판은 난리가 났다.

방송이 끝난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홈페이지가 버벅거릴 정도로 글이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옹호하는 글이다.

네티즌 김모씨는 “정말 감사하다. 우리가 끝까지 지키겠다”며 지지의 글을 남겼다. 임모씨는 “검찰의 비리는 오래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용기란 단어를 떠올리게 만드는 방송이었다”고 칭찬했다.

“PD가 걱정된다”는 글도 있었다. 정모씨는 “A지검장이 협박할 때는 입이 벌어져서 닫히지가 않았다”며 “이번 방송으로 PD수첩에 피해가 안 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유모씨는 “모든 국민이 다볼때까지 재방, 3방하라”며 “검사들의 무례함이 지붕뚫고 하이킥”이라고 표현했다.

나모씨는 “아무리 수많은 양심선언이 있으면 무엇하나. 끝까지 그 양심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없다”며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간간이 ‘향응을 주고받는 일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광우병 보도 검찰 반응에 대한 보복방송’, ‘좌파’, ‘방송사 PD들은 접대 안받느냐’ 등의 반대 의견도 눈에 띄었다.

PD수첩의 ‘검사와 스폰서’는 1980년대 경남 일대에서 대형 건설회사를 운영하던 정모 사장(가명 홍두식)의 문건이 근거다. 1984년 3월부터 2009년 4월까지 향응을 받은 전·현직 검사 57명의 실명이 들어있다. 명단에는 법무부 고위 간부와 검사장급 인사도 포함됐다.

제작진은 룸살롱 관계자, 정 사장의 건설회사 직원 등 다수를 만나 문건 내용을 확인했다.


방송에는 두 명의 실명이 제시됐다. 정 사장은 A지검장이 당시 부산지검 형사1부장, B검사장이 형사3부장일 때 인연을 맺었다.

“그날그날 만나는 검사들에게 술을 사고 성 접대를 하는 것이 내 임무였다”고 고백했다. 정기적인 현금 상납도 했다고 한다. “아마 내가 주는 돈이 당시 평검사들 월급보다 많았을 것”이라는 귀띔이다. 문건에는 구체적인 접대 날짜, 참석자, 수표 번호 등도 적혀있었다.

그러나 정 사장의 문건에 등장하는 검사들 대다수는 이 사실을 부인했다. 한 지청장은 정 사장에 대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정 사장의 사무실에서 찍은 본인의 사진을 제시하자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실명이 거론된 A지검장은 “정 사장은 전과가 있고 현재 기소돼 조사를 받고 있는데 죄를 부인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의 말을 믿으면 되느냐”고 호통 쳤다. “정신이 공황상태다. 정신이상자”라고도 말했다. B검사장도 “그런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고혈압 등 지병을 이유로 법원이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풀려난 상태다. 현재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한편, 방송이 끝난 직후 검찰은 당황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우선 침묵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보도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대응방안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송에서 직접적으로 지목된 부산지검 측은 “가명으로 처리된 제보자의 신뢰성 없는 일방적 주장을 나열했다”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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