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동산 급등…점심 한끼에 40만위안 날아가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0.04.20 09:41

70개 도시 3월 주택가, 전년동기비 11.7% 상승

-청약 현장에 인파 몰려 경찰 출동
-인플레 우려, 투자 목적으로 급등
-재산세 도입· 공급확대등 대처 나서

중국의 부동산 급등으로 점심 한끼가 40만위안이 되는 웃지못할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청년 사업가인 자오 루이(28세)는 2개의 침실이 딸린 아파트를 제곱 미터당 1만8000위안에 구입하기로 했다. 돈을 치르기 전 자오와 여자친구는 간단하게 두개의 닭고기전을 점심으로 맛있게 먹은 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미 아파트가 팔려나갔다는 것.

더군다나 부동산 중개업소는 비슷한 아파트를 사려면 3주나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 다시 중개업소를 찾은 자오는 집을 사는 것을 결국 포기했다. 몇주새 같은 지역의 비슷한 크기의 아파트의 가격이 40만위안이나 올랐기 때문이다.

◇한달새 140% 올라=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소개한 자오의 사례는 지난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다시 급등세에 놓인 중국 부동산 시장의 단면을 극명히 보여준다.

전인대에서 특별한 부동산 긴축책이 발표되지 않은 데다 집값이 더욱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 양상은 우려 수준을 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국 70개 주요도시의 3월 집값은 전년동기대비 11.7% 상승했다. 이는 통계청이 2005년 7월부터 70개 도시로 조사를 확대한 이후 월간단위로는 최고 상승을 기록한 지난 2월의 10.7% 상승을 훨씬 뛰어 넘는 수치다.

최근 폐막한 베이징 부동산 엑스포에서 베이징 새 아파트의 가격은 제곱미터당 2만1164위안으로 이는 지난해 가격의 2배에 달한다. 중국 부동산 정보회사의 통계에 따르면 3월 상하이 주택가격의 가격은 제곱 미터당 78만3000만위안으로 전달에 비해 140% 상승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같이 치솟는 집값에 불평을 하면서도 주요도시의 부동산이 날개 돋힌듯 팔려나간다는 사실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몇 개의 부동산은 판매 시작 첫날 다 팔렸다. 항저우에서는 4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지난 주말 제곱 미터당 평균가격 1만8000위안의 아파트 224채 계약을 두고 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고 혼잡이 발생하기도 했다.


◇인플레 우려, 버블 부추겨=부동산 가격이 이렇게 급등하는 이유는 '묻지마' 투자식의 부동산 거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은 투자 목적의 주택 구입이 올 1분기 전체 주택 거래의 23.1%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년간 거래 비중에서 기록할 만한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주식, 부동산 등 많은 상품 중에서 부동산에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평균 월급을 받는 시민이 보통 방 두개짜리 아파트를 사는데 걸리는 시간은 20~30년이며 고소득자는 6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플레가 발생하면 집을 사는게 걸리는 시간이 더욱 길어진다는데 욕심을 내지 않을 투자자가 없다.

◇버블은 언제=부동산 시장의 급등이 이렇자 버블이 언제 터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85~1991년 일본 사례를 참고로 10%의 경제 성장, 높은 수출 비중, 통화절상 압력 등으로 내년에 부동산 시장의 큰 격돌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의 은행 시스템과 인구통계 구조로 볼 때 같은 적용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센 지왕광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부수석은 “정부가 효과적인 대처를 강구한다면 역사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이 같은 버블에 대처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 재산세와 비슷한 새로운 세금이 도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토자원부 장관은 지난 15일 신규 주택 건설 계획을 밝히며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옥죄기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19일 성명을 내고 주택가격 상승이 과도한 도시지역내 3주택자에 대한 대출중단을 명령하는 한편 소득신고 서류나 사회보장연금 납부기록을 미제출한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부동산 중개회사의 애널리스트인 퀴 판은 “이러한 모든 수단이 건전하게 행해진다면 주택가격 상승과 부동산 시장의 소프트랜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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