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LCD 유럽 화산영향 수출 차질 빚나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10.04.19 13:57

반도체, LCD 등 '당장은 피해 없어'..."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물류차질"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북유럽 지역 국가들의 항공기 운항이 사실상 전면 중단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도 좌불안석이다. 당장은 큰 피해가 없지만, 사태가 자칫 장기화될 경우 물류에 적잖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품목이 대표적이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경우, 주로 유럽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대부분의 국내 생산돼 유럽 거래선에 직수출되거나 유럽 현지 조립공장에 보내지기 때문이다.

19일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반도체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인한 유럽 주요 공항 폐쇄와 항공기 운항 중단 사태와 관련해 당장의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주말을 끼고 있는데다 아직까지 유럽 거래선에 비축한 재고물량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칫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물류공백 사태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유럽 항공기 운항 중단 사태에 따라 물류에 일부 차질을 빚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물류 차질로 인한 손실 금액을 추산하면 대략 10억원 정도이다. 그러나 D램 및 낸드 플래시 품귀현상과 맞물려 유럽 외 다른 지역 수요로 대기 물량을 돌리기 때문에 실제 피해는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는 "향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폐쇄되지 않은 지역의 공항까지 항공편으로 수출물량을 운송한 뒤 지역별 거래선까지 차량으로 보내는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아직까지는 유럽지역 거래선들의 재고 비축물량 때문에 물류 차질로 인한 피해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나 향후 항공운항 중단사태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대안 경로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에 따라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본사-지법인-물류 협력사들과 연계한 상황실을 구축, 현지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다각적인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특히 항공운항 재개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물류 우선권(Priority) 등 시뮬레이션을 지속하고 있다.


주로 항공편을 통해 거래선에 직수출하는 반도체와는 달리 디스플레이의 경우 배편과 항공편으로 이원화됐기 때문에 피해규모는 더 적다.

주로 국내 생산된 TFT LCD 셀(Cell)을 유럽 현지 모듈 조립공장을 거쳐 거래선에 전달되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에, LG디스플레이는 폴란드에 각각 현지 LCD모듈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주말을 낀데다 현재 폴란드 모듈공장의 재고분까지 남아있어 이제까지는 큰 영향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향후 항공기 운항 중단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배편 물량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발생한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화산재가 기류를 타고 확산되면서 북유럽 지역과 서유럽 국가의 항공기 운항이 사실상 전면 중단상태이며, 점차 남동부 유럽으로 이동 중이다.

한편,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유럽행 항공편 결항이 이어지면서 재계 인사들의 유럽 방문 일정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은 19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를 참관할 계획이었으나, 유럽항공편 문제로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박용만 (주)두산 회장 등도 25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건설 장비 전시회인 ‘바우마(Bauma) 2010’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출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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