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금지' 당한 국산 스마트폰 게임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10.04.20 07:26

엔씨소프트, 컴투스, 게임빌 등 게임업체 해외시장에만 주력··"게임법 개정해야"

↑ 엔씨소프트가 3월26일 자회사를 통해 출시한 아이폰 게임 '아이스 타이쿤'. 이 게임은 현재 해외시장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다.
"정부는 하루가 멀다하고 스마트폰 활성화 대책을 내놓지만 우리에겐 뜬구름처럼 들립니다. 스마트폰 게임을 열심히 개발하면 뭐합니까. 국내시장은 막아놔서 팔 수도 없는데."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하는 한 게임사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게임업체들이 스마트폰 게임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게임들은 국내법에 가로막혀 정작 국내시장에서는 전혀 유통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게임업체들은 국내 판매를 포기한 채 수출에만 주력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해외법인을 통해 스마트폰 게임 개발을 완료했지만 국내 서비스는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컴투스와 게임빌 등 국내 모바일게임업체들 역시 스마트폰 게임을 해외에서만 서비스하며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까지 총 3종의 스마트폰 게임을 출시했지만 아직 국내 서비스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엔씨소프트의 스마트폰 게임은 '겐토키' '캔슈터' '아이스 타이쿤' 등 '아이폰'용 게임으로 모두 엔씨소프트의 일본법인이 개발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출시된 '아이스 타이쿤'은 출시 직후 동남아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 오픈마켓에서 선전하는 컴투스와 게임빌 등 모바일게임업체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총 11종의 애플 앱스토용 게임을 출시한 컴투스는 현재 해외시장에만 주력하고 있다.
 

컴투스는 구글 안드로이드용 게임도 3종 출시했지만 국내 이용자들은 내려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6종의 앱스토용 게임과 5종의 안드로이드용 게임을 출시한 게임빌도 해외시장에서만 게임을 출시했다.
 
이처럼 국내 게임업체들이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하고도 국내시장에 출시하지 않는 이유는 해묵은 게임법 탓이다.
 
현행 게임법은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게임에 대해 사전심의를 받도록 강제한다. 그러나 애플이 이에 반기를 들면서 국내 앱스토어에선 게임카테고리가 삭제된 상황이다. 구글 역시 다음달 안드로이드마켓에서 게임카테고리를 삭제할 예정이다. 물론 애플과 구글이 게임카테고리를 삭제하더라도 게임업체들이 국내에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사전심의를 받고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를 통하면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 그러나 게임법 개정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업체들은 섣불리 '우회등록'을 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이용자들은 해외 계정으로 국내 게임을 내려받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따라서 게임업계는 현재 진행중인 게임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게임법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부가 2008년 11월 발의한 것을 비롯해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 등 총 3가지다. 이들 법안은 모두 오픈마켓 게임의 자율심의를 골자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여야, 그리고 게임업계와 이용자들까지 게임법 개정안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정작 게임법 개정안은 1년 넘게 제대로 논의조차 안되고 있다"며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시행까지는 몇달 걸린다는 점에서 이번 4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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