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성공에 도취된 韓, 잘나갈때 위기 대비해야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10.04.18 17:55
"유사 이래 한국이 지금처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적은 없었다"

2012년 제2차 핵안보 정상회의 유치가 확정된 후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가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과거 고구려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이 동북아를 호령하던 시절에도 지금처럼 정치나 경제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지 못했으며 지금이 국운이 최고로 상승하는 시기란 설명이다.

한국은 경제 분야 '프리미어 포럼(최상위 회의체)'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에 이어 안보 분야 프리미어 포럼인 핵안보 정상회의까지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것은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전환한 최초 사례로 떠올랐다.

이러한 점들은 한국이 국제 사회 질서를 수동적으로 따르던 입장에서 의제를 설정하는 '주도국'으로 전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시적인 경제 성과들이 나오면서 한국을 변방의 약소국이라고 무시하는 시선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식 경제 발전 모델을 배우겠다는 개도국의 요청이 급증하면서 재정부에서는 경제개발 경험을 모듈화해 이를 체계적으로 전수하고 있다. 일본마저 한국의 강점을 배우자며 경제산업성에 '한국실'을 설치할 정도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잘나간다고 해서 절대 간과나 방심해서는 안 된다. 전세계적으로도 경제가 가장 잘 나가던 시기에 항상 위기가 잉태됐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전세계 경제가 4%대 높은 성장을 구가한 2000년대 초반 황금 시기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초저금리를 유지한 탓으로 전세계에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유동성이 넘쳐났다.

위기가 잉태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을 때 이는 소수의 의견으로 묵살됐다. 전세계는 눈부신 성장과 자산 가격 상승에 도취됐고 쌓이는 거품을 호황의 산물로 착각했다. 결과적으로 전세계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했다.

한국 경제는 올해 6% 가까운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주요 투자은행은 물론 무디스마저 한국경제에 대한 칭찬에 동참했다. 한국 경제가 이룩한 성과에 우리 자신마저 놀랄 정도다.

그러나 일각에서 2%라는 유례없는 초저금리가 14개월째 지속된 여파가 결국 어느 시점에 자산 거품 등 부작용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개인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의 금융부채가 작년말 2447조로 급증했다는 통계도 있다. 선제적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처럼 '기회'가 '위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금 시점에서 곱씹어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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