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오너2세, 상하이서 만난다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10.04.20 08:18
내달 1일 개막하는 중국 상하이 엑스포 푸시지역 D존. 황푸강이 시원스럽게 흐르는 이 곳 '한국기업연합관'(이하 한국관) 개막식에 유통업계 양대 거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과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나란히 참석하는 것.

양 그룹은 국내 12개사가 참여한 한국관에도 유통업계를 대표해 동시에 참여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를 중심으로 기업 홍보에 나설 예정이며 신세계그룹도 이마트의 녹색경영을 자세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관 개막을 알리는 테이프 커팅식 등 공식행사에 두 오너가 함께 등장한다.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부회장이 이번 엑스포 개막식 참석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앞으로 중국 사업을 더욱 확대할 방침인데다 경제올림픽인 상하이 엑스포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직접 참석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도 모처럼 중국 탐방에 나선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중국 내 이마트 사업의 주 거점이 상하이인데다 엑스포에서 세계적 트렌드도 볼 수 있어 개막식에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맞수인 양 그룹 오너 2세가 공식 행사에 나란히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신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국내외 공식행사에서 좀처럼 마주친 적이 없다.

◇오너2세 동시 中 탐방..중국사업 점검

유통업계가 이들 만남을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라이벌의 해후' 이상 의미를 지닌다. 이들이 각각 그룹의 미래를 꾸려갈 오너 2세로서 중국시장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어서다.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 이미 진출한 양 그룹 입장에서 중국은 한국 못지 않게 중요한 승부처다.


롯데그룹은 백화점과 마트를 중심으로 중국 내 유통 사업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08년 베이징1호점을 현지기업과 합작해 오픈했고, 텐진에선 내년 상반기 단독으로 점포를 개장한다. 심양에서는 대규모 개발방식으로 백화점과 마트, 테마파크가 어우러진 복합쇼핑몰을 2014년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베이징과 텐진에서 지역 2호점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 부회장의 이번 상하이 방문은 중국 사업의 내실과 속도를 점검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 이마트도 중국 진출에 남다른 내공이 있다. 이마트는 1997년 중국 1호점 취양점(상하이)을 오픈한 이래 사실상 2003년부터 중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올 1월 기준으로 중국에 24개 이마트 점포를 가동 중이다. 이마트는 인수합병보다 직접 진출 방식을 펴왔는데 점장을 모두 중국인으로 기용할 정도로 현지화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중국에서 추가로 6~7개 점포를 신규 개장하고, 하반기에 상하이 인근에 냉장ㆍ냉동 상품 및 신선식품 가공을 위한 2차 물류센터도 문 연다. 이마트는 상하이를 중국 사업의 주 거점으로 삼고 있어 정 부회장의 상하이 방문은 더욱 의미가 있다.

◇대형마트 사업, 중국서도 경쟁 예상
특히 양 그룹의 대형마트 사업은 중국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2007년 중국 대형마트 체인 매크로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타임스까지 인수하며 중국에만 대형마트 80개를 두고 있다. 롯데마트는 타임스 기존 점포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올해부터 영업을 대폭 강화한다. 중국은 시장규모로 볼 때 한국의 10배가 넘는 4000개 이상 대형마트 설립이 가능해 롯데와 신세계의 마트 경쟁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롯데와 신세계가 그룹 차원에서 중국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어 오너 2세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며 "양 그룹의 주 공략 도시가 상하이나 베이징, 텐진 등이기 때문에 한국 간판 유통기업 간 경쟁도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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