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장병 소식들은 친지들, 해군 2함사로 모여들어…

평택(경기)=김훈남,배준희,김성지 기자 | 2010.04.17 21:33

함미 인양 후 첫 주말 풍경, 친지들 휴일맞아 유족들 위로…

↑해군 2함대 사령부와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17일 오후 미귀환 장병 8명의 귀환을 바라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일어난 지 23일째인 17일.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앞 도로는 희생자 유족을 찾은 친지와 지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임시 주차장으로 변했다.

해군 2함대 사령부 관계자에 따르면 희생 장병의 가족, 친지 등을 포함해 400여명이 이날 함대 사령부를 찾았다.

이들은 지난 15일 인양된 함미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지칠 대로 지친 유족 및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먼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의 얼굴엔 안타까운 심경이 그대로 드러났다.

함미 전기창고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정범구 상병 할머니의 지인이라고 소개한 박금자(65)씨는 "(정 상병의 할머니가)평소 건강했는데 많이 지쳐 쓰러지기도 했다"며 "목이 많이 메어 (통화 내용을) 못 알아들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곧 비보를 접한 친구가 걱정되는지 함대 사령부로 들어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고(故) 민평기 중사(35)의 죽마고우라고 밝힌 장영태(35)씨는 이날 친구 두 명과 함께 함대사령부를 찾아 친구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민중사의 시신을 확인했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침통한 표정은 지었다. 장 씨는 "안에 계신 (민중사의) 어머니가 오래 계시다 보니 음식도 못 드신 것 같다. 상심이 크신 듯하다"고 유족들의 상황을 전했다.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동료를 기다리는 희생자들의 모습에 울분을 토한 가족도 일부 있었다.

이상민(89년생) 병장의 외삼촌 김영복씨는 "(죽은 조카에게) 꽃 한 송이 올리지 못했다"며 속상한 심경을 드러냈고, 민평기 중사의 5촌 당숙 민삼남씨는 "분향소가 없어 함께 슬픔을 나누고 싶어도 나눌 수가 없다"며 "빠른 시간 안에 합동분향소를 차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해군 2함대 사령부와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는 '천안함 8명의 빠른 귀환을 기원합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 8개를 사령부 정문과 임시 시신 안치소, 가족 대기소 등 7곳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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