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아…" 천안함 희생장병 눈물속 귀환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 2010.04.16 01:27

가족 오열·속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임시 안치소에 안치

"네가 왜 이차를 탔냐. 네가 왜 이 차를 타고 왔냐고…"

말끔하게 다려진 검은 정복, 해군의 상징인 새하얀 해군모 차림에 먼지 하나 묻지 않은 단화를 신은 두 발로 걸어 나간 아들은 끝내 구급차에 실려, 태극기에 싸인 채 부모 품으로 돌아왔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일어난 지 21일째인 15일 기적만을 바라며 실종 장병의 생환을 기다리던 가족들은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아들, 형제, 남편을 맞이해야 했다. 끝내 믿고 싶지 않았던 현실 앞에 실종자 가족들은 통곡하며 절망했다.

이날 최초로 발견된 고 서대호·방일민·이상준 하사를 실은 해군 다목적헬기 'UH-60'이 오후 6시경 굉음을 내며 서쪽 상공에서 나타났다. 10분 뒤 정복차림의 해군 도열병 20명과 운구병 6명은 최대한의 예를 갖추며 고인들을 맞이했다.

3대의 구급차에 시신이 실리고 2분여 거리의 의무대로 가는 동안 맥없이 의무대에 있던 유족과 동료들은 하나둘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고 서대호 하사의 어머니 안민자(52)씨는 해군을 동경해 입대한 서하사에게 "네가 가고 싶다고 했잖아"라고 말하며 통곡했다.


이어 방일민 하사, 이상준 하사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의무대로 들어오자 이같은 광경이 되풀이 됐다. 이상준 하사의 어머니 김미영 씨는 고인을 보자 "내 새끼야 엄마 한번 불러봐라"며 절규했고 아버지 이용우 씨 역시 옆에서 오열했다.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유족도 여럿. 검안을 위해 의무대로 들어갔던 고 민평기·문규석 중사의 어머니는 실신, 응급차를 타고 숙소로 향했고 고 손수민 하사, 이용상 병장의 어머니도 주위의 부축을 받아 몸을 옮겼다.

제대를 얼마 남기지 않고 변을 당한 장병을 맞이하는 가족들은 더욱 비통하게 오열했다. 오는 7월 전역예정인 강현구 병장의 할머니는 "우리 새끼 제대하기만 기다렸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5월 1일 전역할 예정이던 이상민 병장(88년생)의 어머니는 검안을 위해 의무대로 향하는 아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멍하니 지켜봤다.

이날 해군2함대 사령부 의무대에는 서대호 하사를 시작으로 16일 오전 1시 20분까지 총 36명의 장병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의무대에서 마지막 신원확인 절차인 검안을 거친 고인들은 사령부에서 마련한 임시 안치시설에 안치됐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는 천안함의 1차 침몰 원인을 규명 후에 장례·보상 등 이후 절차를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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