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무디스발 훈풍, 단기냐 장기냐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 2010.04.14 16:32
환율, 펀드 환매 등으로 움추려있던 국내 증시가 14일 무디스 훈풍에 힘입어 그간의 부진을 털고 급등했다. 코스피지수도 다시 1730선으로 올라서면서 최근 조정분을 모두 만회했다.

최근 며칠간 미국 증시의 훈풍에도 불구하고 조정양상을 보이던 증시가 활짝 피어난 데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2'에서 'A1'으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는 소식이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모멘텀에 목말라하던 투자자들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소식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기훈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그동안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건전성과 외환보유고 등 여러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에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한국의 개선된 펀더멘털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포르투갈 등 유럽국가들이 신용등급이 하향되는 추세인데 한국은 오히려 등급이 올라감으로써 차별화가 돋보인 것"이라면서 "A1 등급 조정은 한국이 이머징마켓 내에서 가장 안정적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라고 해석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채권애널리스트 역시 "기업들의 해외자금 유치 등 자금조달에서 유리해지고 특히 공기업에 호재"라면서 "특히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에 투자함에 있어 자신감을 회복시켜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무디스발 훈풍이 단기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로 이어질 지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단 단기에 그칠 것이란 주장을 펼치는 전문가들은 무디스 신용등급 상향은 후행적인 지표이기 때문에 증시는 이미 선행적으로 이를 반영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문 본부장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평가는 그간의 펀더멘털 개선을 반영한 후행적 지표이기 때문에 이제 와서 시장에서 새롭게 호재가 될 만한 뉴스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심리적으론 긍정적이지만 실제 증시나 펀드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무디스가 주요 국가의 신용등급을 조정하는 것을 보면 대단히 후행적인 감이 있다"며 "증시는 선행시장인데다 외국인 등 주요 투자자들은 이미 신용평가사의 평가 이상으로 국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본부장은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그는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으로 국내 은행들이 외화자금을 조달할 때 유리해질 수는 있겠지만 현재 국내 은행들은 외화자금이 시급한 상황이 아니다"며 "주가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비슷한 견해였다. 그는 "신용등급의 중요성이 과거보다 약해진 상태여서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투자위험 단계에서 적격 단계로 상승한 것도 아닌데다 이미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재료가 가시화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그런 면에서 증시에 미칠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호재를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하더라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투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았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증시는 선진국 증시보다 더 좋은 대접을 받게 될 것"이라며 "외국인의 매수세는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요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IT와 자동차, 은행·보험·증권주 등 금융주에 대한 주식비중 확대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희진 센터장도 "신용등급 상향이 외국인의 매수로 직접적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더라도 한국 증시에 관심이 더욱 커지는 촉매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제성장률이 좋고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이 부각돼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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