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배제 펀드들, 신세계 등에 '대안투자'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10.04.13 09:14

IPO인수단 계열 7개 자산운용사...당국 "청약 불가" 재확인

삼성생명 상장 후 3개월 동안 삼성생명 주식을 펀드에 편입할 수 없는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공모가 수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모가가 낮게 결정이 될 경우 상장 후 주가가 올라도 그 효과를 누릴 수 없게 되는 탓이다.

일부 운용사는 발빠르게 신세계, 대한생명, 삼성카드 등 관련주를 매수하거나 보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1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삼성생명 IPO인수단의 계열 자산운용사가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불가 입장을 최종적으로 전달했다.

해당 운용사는 한국투신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운용, 우리자산운용, 동양투신운용,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등 모두 7곳이다. 이들 운용사는 삼성생명 상장 후 3개월 동안은 펀드에 삼성생명을 편입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삼성그룹주 펀드'를 운용 중인 한국운용과 동양운용이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코스피 시총 7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는 삼성생명을 정작 관련 펀드에 담을 수 없게 된 탓이다.

코스피를 벤치마크로 하는 엑티브펀드 운용사들도 '발등의 불'이다. 만약 상장 후 3개월 간 삼성생명 주가가 크게 오를 경우 자칫하면 코스피 수익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단 우려에서다.


A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단 삼성생명 공모가 수준이 관건"이라면서 "공모가가 10만원 이상이면 부담이 되지 않지만, 이보다 낮게 나올 경우 상장 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발 빠르게 삼성생명 상장 전에 CJ제일제당, 신세계 등 삼성생명 상장으로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종목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이달 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기관의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 공모가가 10만원 이상이 될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IPO 물량 가운데 절반 수준인(40%) 1777만여주가 해외 기관에 배정됐기 때문. 최근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현상에 비춰 공모가가 높게 결정될 거란 분석이다.

B자산운용 관계자는 "삼성생명 EV(내재가치)가 1.2배 정도인데 최근 상장한 일본 보험사 다이이치생명의 0.6배 보다 높다"면서 "상장이 돼도 KB금융, 신한지주 수준으로 대형급이라 펀드 환매세 속에서 급등 여지는 크지 않다"고 봤다.

상장 후 주가가 오를 경우 대안으로 대한생명이나 동양생명 등을 펀드에 편입하거나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있는 삼성카드를 담는 전략을 취할 거란 얘기다. 보험 ETF에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지만 현재 투자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은 내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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