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천안함 실종자 가족 "인양시기는 쇠사슬 설치 후 예측가능"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 2010.04.12 12:24
천안함 침몰 사건 실종자 가족 협의회가 함체에 인양용 쇠사슬을 설치하기 전까진 인양시기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정국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 대표는 12일 오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현장보도본부에서 다양하게 예측되는 인양시기에 대해 가족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인양작업 현장을 실종자 가족 대표가 지켜보고 있는데다 인양작업은 기상여건이 받춰줘야만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각계의 예측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인양용 쇠사슬을 함체와 크레인에 설치하는 작업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인양시기에 대해 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정국 씨와의 일문일답.

- 인양시기에 대해 의견이 다르게 나오는데 가족들 반응은 어떤가.
▶군에서 인양시기에 대해 발표하는 것은 듣지 않는다. 현장에 가족 대표가 나가 있어서 결색용 소형 크레인에 체인을 감는 고리가 들어가면 바로 연락을 받는다. 예상시기 발표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기상조건만 좋으면 7일이내에도 인양가능하다는 현장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다만 기상 여건은 어떨 수 없는 것. 오로지 날씨가 좋아져서 빨리 (실종장병들이) 돌아오기만 바랄 뿐이다.

함체에 인양용 쇠사슬 연결 작업이 끝나면 날씨에 상관없이 끌어 올릴 수 있다. 이 작업이 끝나기 전에 인양시기에 대해선 예단할 수 없다.

- 현지 기상여건으로 인양작업이 지연되고 사건이 장기화되는데 장례문제나 이후 절차는 어떻게 진행 되는가.
▶아직까진 인양작업에만 집중한 상태다. 절차상으로는 분명 거쳐야하는 과정이지만 실종자 가족협의회 차원에선 생각해 본 적 없다.

- 고 김태석, 남기훈 상사의 장례도 예정이 없나.
▶그렇다.

- 예전 사례를 검토해 보면 사건이 장기화되면서 시신 보존 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한번 실종자 가족협의회에 건의해 보겠다. 조심스러운 문제라 (뭐라 답하긴 어렵지만) 한번 말씀을 드려볼 수 있겠다. 인양작업에만 치우쳐 있다보니 그런 문제를 생각 못했다.

- 군이 69시간 생존가능 발언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어떤 수위, 어떤 의도에서 나온 발언인지 몰라서 말하기 어렵지만 출처는 군이 맞다. 언론이 추측보도를 한 것이라면 김태영 국방장관이 그렇게 해명하면 안된다.

가능성은 실수 혹은 고의 두 가지다. 실수한 것이라면 실수한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하고 가족을 기만하기 위한 지연작전이라면 따져봐야 한다.

가족들은 69시간 생존가능하다는 소식만 듣고 1분 1초를 기다렸다. 물론 순간 분노를 누그러트릴 수도 있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고통도 늘었다.

- 69시간 생존 가능 발언이 없었다면 덜 고통스러웠을 것이라는 말인가.
▶69시간 생존 얘기가 나왔을 때 가족들은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해군 상황에 밝은 가족에게서 반론이 나왔는데 혹시 놓친 가능성이 있을까 싶어서다. 또 그 당시에는 군만 믿고 있었다. 때문에 배신감도 크다.

당시 문제제기를 안한 것은 인명구조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이에 대해 군에서 해명이 있었나.
▶공식적인 해명은 없다. 국방부 장관이 언론에 (불가능했다고) 말을 했으니 그 말을 공식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나라도 변명 못할 것이다. 민군합동 조사단에서 논의할 것이다. 지금은 크게 어필 안 할 것이다.

- 민군합동조사단 참여 전문가 섭외의 어려움을 좀 더 구체화해서 말해 달라.
▶처음에는 단순히 해안에 위치한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적합한 전문가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나.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해양사소가 있었으니 그 분야의 전문가는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단체나 기관에 문의하니 난색을 표하더라.

군에서조차 미국 등 해외 전문가를 데려와 조사하지 않나.

- 합조단 참여는 군 당국과 별도의 목적으로 진행되는가.
▶군의 특성상 원인이나 파괴효과, 약점분석에 치중할 것이다. 구난구조 과정에서 이의제기가 없었다면 '구난은 잘했다'는 발표가 나올 것이다. 구난구조 부분은 따져봐야 한다.

- 11일 합조단이 사건원인만 분석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그래서 참관하려던 당초 입장에서 나아가 조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려고 하는 것이다. 실종자 가족 측에서 참여하는 인원은 침몰이후 구조작업에 대한 부분을 조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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