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을 움직인 정몽구의 뚝심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10.04.14 10:11

[머니위크 CEO In & Out]일관제철소 준공한 정몽구 회장

천안함 사고 이후 외부 일정을 일체 중지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밖으로 끌어낸 사람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었다.

2주 만에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이명박 대통령은 8일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준공식에서 "많은 해군 장병들이 실종되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나는 산업의 불꽃은 꺼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면서 참석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제철 준공식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내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녹색성장이 맞물려 있는 중요한 자리다. 제철 공정 중에 사용된 가스를 재활용해 전력 소모량의 80%를 재활용하는 녹색제철소인데다, 이미 10만여명의 고용 효과를 창출했고 또 향후 운영과정에서 8만여명의 직간접적인 고용 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월8일 열린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준공식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나란히 선 정몽구 회장이 주요 참석인사들과 함께 준공식 버튼을 누른 후 박수를 치고 있다.

누구보다 일관제철소 준공은 정몽구 회장에게 감회가 깊은 일이다. 선대 회장이 못이룬 꿈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일궈낸 것이 첫번째 의미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철강사업을 통해 자동차와 조선으로 이어지는 중공업 라인을 완성하려 했지만 번번이 '철강 과잉공급'이라는 논리에 밀려 손을 놔야만 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던 정 명예회장에게도 생전의 패배로 기록된 분야였다.

바통을 이어받은 정 회장에게도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전히 공급과잉론이 발목을 잡은 데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숱한 복병이 현대의 철강업 진출을 막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현대는 마치 철강과 인연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정 회장의 뚝심은 운명을 거슬렀다. 과감한 한보철강 인수와 강력한 건설의지로 일관제철소를 탄생시켰다. 정 명예회장이 이루지 못한 꿈을 정 회장이 일궈낸 것이다.

일관제철소 건립으로 현대차그룹이 '산업의 쌀'을 자체생산하게 된 것은 또 하나의 의미로 다가온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는 자동차용 고품질 강판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현대하이스코의 열연강판 제조와 연결되고, 현대기아차는 이 열연강판을 통해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그룹의 생산 시스템 완성이다. 이는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토요타도 이루지 못한 신기원이다.

정 회장의 원대한 꿈은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 만들기다. 정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당진 일관제철소는 400만톤 규모로 신규 건설한 고로 중에서 국내 최대 용량"이라며 "제2고로가 완공되는 시점에서 현대제철은 연간 2000만톤의 조강능력을 보유한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현대기아차를 세계시장에서 우뚝 세운 정 회장의 뚝심이 철강업계에서도 발휘될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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