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회환원기금 60억 축소 논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0.04.07 16:20

최문순 의원 "지주사 전환 뒤 기금은 줄고 대주주 지배력만 강화"

SBS가 지주회사 구조로 전환된 다음부터 60억원의 사회환원기금을 덜 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SBS미디어홀딩스는 3년에 걸쳐 30억원만 더 내면 앞으로 사회환원기금을 낼 이유도 사라진다.

◇SBS 2년간 사회환원기금 60억 덜내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7일 "SBS가 2008년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2008~2009년간 사회환원기금 출연액이 59억원이나 줄었다"고 밝혔다.
 
SBS는 2004년 재허가 당시 매년 세전이익의 15%를 사회환원기금으로 출연하는 조건으로 재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SBS는 2005년 69억9500만원, 2006년 101억1400만원, 2007년 97억5000만원을 SBS문화재단에 출연했다.

그러나 2008년과 2009년 출연액은 17억7000만원, 46억7000만원으로 급감했다. 급감 원인은 2008년 이후 경기악화로 세전이익이 감소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지주회사 전환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최문순 의원은 "지주회사 전환으로 자회사의 평가이익이 SBS에서 SBS미디어홀딩스로 옮겨지면서 사회환원기금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2008년 SBS가 지주회사 구조로 바뀌면서 SBS 자회사로 있던 SBS프로덕션, SBS골프채널, SBS플러스 등 6개 회사는 지주사인 SBS홀딩스 자회사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SBS프로덕션, SBS골프채널 등 6개사 2008년과 2009년에 거뒀던 지분법이익 212억원, 180억원은 SBS가 아닌 SBS홀딩스로 고스란히 넘어갔다.
 
SBS는 SBS홀딩스로 이전된 세전이익의 15%인 31억8000만원, 26억9400만원만큼 사회환원기금을 덜 낸 셈이다.


◇과소이행 막을 방법 없어


SBS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사회환원기금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은 SBS가 지주회사로 전환할 당시에 이미 지적된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전신인 방송위원회는 SBS의 변경허가를 심사하면서 사회환원기금 출연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지분법이익을 가져가는 SBS홀딩스에 3년간 10억원씩 총 30억원의 추가 출연 의무를 부과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사회환원기금 출연액이 줄어들 것이란 지적이 있었고 이에 대해 검토가 이뤄졌다"며 "지분법이익을 향유하는 SBS홀딩스에 추가적인 출연 의무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변경허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문제는 30억원이 실제 출연금 감소분을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3년간 추가 출연 의무가 끝난 뒤다. SBS홀딩스의 추가 출연의무는 3년이면 끝나지만 옛 SBS 자회사가 가져갔던 지분법이익은 영원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30억원은 실제 출연금 감소분을 반영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사회환원기금 출연금의 과소이행은 향후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SBS 지주사 전환은 대주주 지배력 강화

SBS가 지주회사로 전환한 것은 경영효율화와 함께 투명성 강화였다. 정부도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대주주는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2008년 SBS가 지주회사로 전환할 당시 2대주주인 귀뚜라미가 지주회사 전환을 반대한 것도 대주주인 태영건설의 지배력 강화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최근 SBS노조가 파업을 결정한 것도 대주주의 전횡과 자본에 의한 예속이 심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SBS노조는 "SBS 대주주가 콘텐츠를 SBS계열사에 헐값에 팔면서 대주주 이익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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