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실종자 어머니 "아들이 찬 바다에…"

평택(경기)=김훈남 기자 | 2010.04.06 19:23
지난달 26일 서해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이 일어난 지 12일째,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 머물고 있는 실종 장병의 어머니 23명이 그간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6일 오후 천안함 실종장병 어머니들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며 취재진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들이 머물고 있는 2함대 사령부 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실종자 어머니들은 해군임을 자랑스러워했던 자식의 생사를 모르는 답답함과 그리움을 쏟아냈다.

실종된 서대호 하사의 어머니 안민자 씨는 "아들은 '남자로 태어났으면 해군이나 해병대를 가야한다'고 말했다"며 "지금도 (아들이)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한명도 빠짐없이 구조해 달라"고 말했다.

김동진 하사의 어머니 홍수향씨 역시 "아들은 편지에 항상 '나는 대한의 해군 부사관이다'라는 글귀를 넣었다"며 "생존 장병을 원망하지 않는다. 살아온 것이 너무 고맙다. 우리 자식들이 배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려 달라"고 주문했다.

실종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 놓은 어머니도 여럿이다.


차균석 하사의 어머니는 "금방이라도 '엄마'라 부르며 돌아올 것 같다"면서 "차디찬 물속에서 꺼내 얼굴만 보게 해달라"고 말했으며 방일민 하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힘든 일을 겪을 때도 말을 안한다. 항상 속 깊은 아이였다"며 말끝을 흐렸다.

정상구 상병의 어머니 신복섭씨는 실종자 수색 중단 결정을 내리며 겪은 심적 고충을 털어놨다. 신 씨는 "사고해역에서 제대로 구조 활동이 진행되는지 알았지만 '형식'이었다"며 "더 이상 (구조활동으로 발생하는) 희생자가 없어야 한다"고 군에 수색중단 요청을 한 경위를 설명했다.

신씨는 이어 "잃어버린 애들이 모두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편 이날 인근에 위치한 도곡초등학교 학생 50여 명은 슬픔에 빠져있는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문 편지를 써 눈길을 끌었다. 한 학생은 편지를 통해 "우리도 매일 희망을 바라는 마음으로 뉴스를 본다. 실종자 가족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안타깝다"며 희망을 잃지 말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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