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의 삼성생명, 상장 앞두고 "바꿔 바꿔"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10.04.06 16:15

유연한 조직문화 강조..복장규제 완화.여사원 지점장 공모제

상장을 앞둔 삼성생명이 유연한 조직문화를 강조하며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설립된지 53년(삼성 계열사로서는 47년)째로 25조원대의 연매출(영업수익)을 기록 중인 장년이지만 상장사로서는 새내기인만큼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면바지에 티셔츠로 상징되는 근무복장 규제 완화다. 삼성생명은 5월 상장을 앞두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키우기 위해 직원들에게 이달부터 티셔츠 등 간소한 옷차림을 허용했다. 삼성생명은 2008년부터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되는 ‘비즈니스 캐주얼’을 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는 이수창 사장의 상장에 대한 마음가짐을 강조하는 언급(4월 조회사)이 있었다. “투자자들은 현재 눈에 보이는 경영실적보다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갖춘 성장성 높은 기업을 더욱 선호한다. 복장 자율화는 조직문화를 바꾸려는 작은 시작”이라는 게 이 사장의 방점.

또 내부 지향에서 벗어나 투자자와 시장 등 외부 고객들도 중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역시 대표적인 상장 금융사로 자리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인재 중용에서도 유연함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여사원 지점장 특별 공모제'다. 고졸 여사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이들의 현장 경험을 영업에 활용, 경영 성과를 높이기 위해 올해 초 처음 도입된 제도다.

사내 공모를 통해 후보자를 선발한 뒤 일정 기간 교육과 평가를 거쳐 일선 지점장에 발탁하는 것으로 특히 여상 등을 졸업해 학력의 벽에 부딪친 이들도 소홀히 여기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밖에 삼성생명은 지난 2월 다른 그룹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 배우기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제조와 금융계열사를 통틀어 그룹 내 맏형급 회사지만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상장 금융사로 도약하기 위해서 자존심을 꺾은 것이다.

삼성생명은 이 사장을 비롯해 회사 주요 임원들이 이달 중순부터 2주간 홍콩, 싱가포르,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을 돌며 해외 투자자를 만나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상장 공모의 인기를 좌우할 해외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매우 빡빡한 일정이겠지만 기쁜 마음에 가벼운 발걸음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오는 27일 공모가액을 확정해 5월 3 ~ 4일 청약을 거쳐 5월12일께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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