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의심많은 기자들' 믿게하려면…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10.04.05 10:01
천안함 침몰 사고 발생시간을 두고 논란이 일던 지난 4일 저녁. 김태영 국방장관이 예고 없이 국방부 기자실을 찾았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 현장을 돌아보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김 장관은 직접 기자들 앞에서 그동안 논란이 된 사고 발생시간, 당시 상황, 침몰 원인 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새로운 내용은 3월26일 오후 9시19분 교신이 상선통신망 기록이라는 것 뿐 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사고 시각에 대해 분초가 맞느냐 맞지 않느냐에 대해 논란이 많은 데 9시22분에 배의 기능이 결정적으로 무너진 것은 확실하다"며 "지진파가 있고 KNTDS에서도 추적되던 것이 멎었다"고 말했습니다.

나머진 국회에서 이야기 하던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기자들은 좀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고 김 장관은 합동조사단에서 정밀하게 조사하고 있는 만큼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고 기자실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30분쯤 지나서 MBC는 9시 뉴스를 통해 지난 3일 보도한 사건 당시 상황일지의 원본을 공개했습니다. 원본을 크게 확대해 상황일지에 적힌 '9시15분'을 강조했습니다. MBC는 천안함이 소속된 2함대 사령부가 국방부 공식 사고 추정시간보다 7분 빠른 오후 9시15분 최초 상황 발생을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했다고 거듭 보도했습니다. 천안함이 7분 동안 급박한 상황에 처해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방부의 일관성 없는 설명입니다. 국방부가 지난 1일 배포한 '천안함 침몰 관련 국방부 입장'이란 자료 7페이지에는 "해난 구조대는 사건발생 40분 만인 21시55분에 비상 소집되어..."라고 나와 있습니다. 국방부 말대로라면 사고는 21시55분으로부터 40분 전인 오후 9시15분에 발생한 것입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사고 초기에 정황이 없는 상황에서 여러 곳에서 보고가 들어왔고 그 과정에 착오가 있었다는 입장입니다. 국방부는 이 자료에서 "당시 보고 시간은 정확성보다는 신속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오차가 있을 것"이라며 "사고 초기에 혼선을 빚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오후 '9시15분'과 '9시22분'이냐를 두고 계속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국방부의 일관되지 않은 설명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천안함이 왜 침몰했는지, 또 그 시간에 백령도 연안에 간 이유는 무엇인지, 새떼에 왜 76㎜ 주포를 쐈는지 등 각종 궁금증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모든 사건 초기에는 혼란스럽고 바쁘기 때문에 시간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것은 분초가 아니고 사고가 왜 발생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장관 말대로 중요한 것은 분초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와 관련해 투명한 정보 공개가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일관성 없는 설명은 의혹만 증폭시킬 뿐입니다. 국방부가 앞으로 한 치의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설명해야 '의심 많은 기자'들도 믿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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