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WGBI 편입 연내 어렵다

더벨 황은재 기자 | 2010.04.02 14:50

"WGBI 편입, 가장 빠른 시기가 내년 1월"

더벨|이 기사는 04월02일(14:4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 국채의 WGBI 편입이 연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 측은 국내 일부 투자자들의 WGBI 편입 시기와 관련한 문의에 대해 "빨라야 내년 1월"이라고 밝혔다.

더벨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씨티그룹측은 비공식 답변을 통해 "한국 국채 편입 문제는 현재 보류된 상태이며 다른 WGBI 위원회 구성원들과 이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며 "WGBI 편입은 가장 빠른 시점이 내년 1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Korea is on hold for now, and I am working with other committee members on the letter to update the progress. The earliest possible day of inclusion is end of the year (effective Jan 1, 2011)"

내년 1월 편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1월에 WGBI에 정식 편입되기 위해서는 오는 6월에 편입 결정이 발표돼야 한다. 씨티그룹은 3개월간의 편입 조건 충족 여부를 거쳐, 다시 3개월 후에 정식으로 지수에 편입하고 있다. 'The earliest possible day of inclusion is end of the year'이란 점을 감안하면 일단 씨티그룹이 6월에 편입 여부를 발표할지 기다려봐야 한다.

우리나라 국채의 WGBI 편입이 지연되는 이유로는 유로클리어 등 국제결제시스템의 활용도가 낮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결제리스크에 대해 우려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우리보다 국가 신용등급이나 시장 규모에서 열등한 멕시코가 먼저 편입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결제리스크가 낮다는 점을 들어 한국보다 멕시코를 먼저 편입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멕시코는 오는 10월부터 WGBI의 프로파일이 된다.


씨티그룹 측의 입장과 달리 정부는 그동안 상반기내에 편입 발표가 있을 것이란 의견을 밝혀왔다. 지난달 19일 허경욱 기획재정부 차관은 뉴욕에서 "한국 국채가 올 상반기 중 WGBI)에 편입될 것"이라며 "씨티그룹 관계자들로부터 한국의 WGBI 편입이 곧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시장은 WGBI 편입 기대를 안고 랠리(채권가격 상승)을 펼쳤다. 멕시코의 WGBI 편입 결정이 난 뒤에도 정부는 '곧 편입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시장에 던졌다. 이 때문에 '정부가 씨티그룹의 입장과 진행 경과를 몰랐을까'하는 의심만 키워 놓은 꼴이 됐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내에 편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데 정부가 나서서 편입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며 "채권금리를 떨어뜨리려는 목적이 담겨있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율 하락을 우려하면서 WGBI 편입을 추진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채권애널리스트는 "원화가치 하락과 외화유입 과대를 우려하는 정부가 WGBI 편입을 적극 추진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WGBI에 곧 편입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대로 믿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WGBI 편입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뚜렷하다. 하나대투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WGBI 편입시 최소 100억달러, 최대 500억달러 가량의 국채 매입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도 대략 100억~150억 달러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짓밟고 헤어드라이기 학대…여행가방에 갇혀 숨진 9살 의붓아들 [뉴스속오늘]
  2. 2 야산에 묻은 돈가방, 3억 와르르…'ATM 털이범' 9일 만에 잡은 비결[베테랑]
  3. 3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
  4. 4 홍콩배우 서소강 식도암 별세…장례 중 30세 연하 아내도 사망
  5. 5 '학폭 피해' 곽튜브, 이나은 옹호 발언 논란…"깊이 생각 못해" 결국 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