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계절은 열렸건만 몸은 春來不似春

고도일 고도일병원장 | 2010.04.11 10:57

[머니위크]의사들이 쓰는 건강리포트

골퍼들을 설레게 하는 봄이 찾아왔다. 겨울동안 골프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접어둘 수밖에 없었던 주말골퍼들은 봄이 되자마자 필드로 나가 골프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절은 봄이 됐어도 아직 몸은 봄이 아닐 수도 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골프시즌이 열리자마자 철저한 준비 없이 겨우내 안 썼던 근육을 무리하게 쓰다 보면 자칫 부상을 당해 좋아하는 골프를 즐기기 까지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골프 스윙 시 가장 부상이 많은 곳이 허리다. 골프 스윙의 기본은 하체를 중심으로 척추를 꼬았다가 푸는 힘을 이용해 공을 날리는 것이다. 척추는 앞뒤,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서 있을 때 척추에 가는 부담이 100이라면 스윙 시 부담은 무려 220에 이른다. 척추의 회전으로 인해 허리 근육의 사용은 늘어나고 척추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중년 골퍼는 관절의 탄력이 떨어지고 디스크와 근력이 약해져 부상을 당하기 더 쉽다. 또한 아마추어 골퍼들은 힘을 빼고 자연스러운 스윙을 하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스윙 시 허리근육뿐 아니라 몸 근육 전체에 심한 긴장과 수축을 가져오기 일쑤다. 특히 임팩트 순간이나 폴로스로우 단계에서 요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허리를 많이 비틀어야 장타가 난다고 생각해 의식적으로 허리를 많이 돌리기 때문이다.

허리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체격조건에 맞는 스윙 폼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스윙이 지나치게 크고 경직되면 척추에 지나친 부담을 주게 되고 허리 근육의 사용이 늘어난다. 이로 인해 척추에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은 스윙의 폭을 줄이면서 허리의 회전을 억제하는 타법을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평소 여러 운동을 통해 허리 근육 및 다리와 배 근육 등을 강화하는 것이 좋으며, 라운딩을 할 때는 카트를 타기보단 되도록 많이 걷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다.

팔꿈치가 아프고 시큰거린다면 골프엘보

골프채를 휘두를 때 팔목을 지나치게 꺾거나 팔꿈치에 과도하게 힘을 넣는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팔꿈치가 아프고 시큰거릴 때가 있다. 흔히 골프엘보라고 하는 내측상과염이다.

골프엘보는 땅이 얼어붙은 추운 날씨에 다운스윙을 잘못해 뒤땅을 치면 발생할 수 있지만 꼭 골프를 쳐야만 나타나는 통증은 아니다. 일상에서도 무거운 물건을 많이 나르거나 걸레를 자주 비틀어 짜는 등 힘이 들어가는 일을 반복적으로 할 때 자주 발병한다. 팔꿈치라고 하지만 실제로 통증을 일으키는 정확한 부위는 팔의 안쪽이다. 팔꿈치 안쪽과 바깥쪽에 툭 튀어나온 뼈를 상과라고 하는데 안쪽 상과에 염증을 일으킨 것이 바로 골프엘보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임팩트 순간 체중이 60% 이상 왼발에 있어야 하는데 그 반대인 오른발에 체중이 많이 남거나 다운스윙 시 오른쪽 어깨가 너무 처질 경우 뒤땅을 치면서 골프엘보가 올 수 있다.

골프엘보의 치료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팔꿈치를 쓰지 않는 것이다. 팔꿈치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통증의 원인이기 때문에 팔꿈치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유지해줘야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골프엘보는 또 재발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능한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간단한 물리치료만으로 호전되나, 보존적 치료로도 효과가 없고 만성적이라면 체외충격파 치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체외충격파는 병변이 있는 근골격계를 충격파로 자극, 세포막의 물리적 변화를 통해 인체 내부조직의 병변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키는 치료방법이다.

뒤땅 친 적 없는데 팔꿈치 저리면 목 디스크?

봄맞이 골프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뒤땅치기다. 아직 땅이 완전히 녹지 않은 상태에서 클럽헤드가 딱딱한 지면에 먼저 닿으면 골프엘보가 올 수 있다. 그런데 뒤땅을 친 적이 없는데도 팔이 시큰거리고 아플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목 디스크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목 디스크란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신경 쪽으로 튀어나와 목에서 나오는 신경을 누르는 것을 말한다.

목 디스크의 가장 주된 원인은 허리디스크와 마찬가지로 퇴행성 변화다. 하지만 좋지 않은 자세와 스트레스도 목 디스크를 유발하는 큰 원인이 된다. 목 디스크는 '목만 아픈 병'이 아니다. 목은 전혀 아프지 않고 엉뚱하게 팔이 저리거나 등이 욱신거리기도 한다. 증상이 이렇다보니 중년에 흔한 오십견, 손목터널증후군 등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기 쉽다. 골프를 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뒤땅치기로 인한 엘보로 오해할 소지가 많다.

목 디스크가 생겼다고 해도 모든 환자들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목 디스크 및 통증환자 10명 중 9명은 약 처방과 물리치료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일단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며, 턱을 머리 위쪽으로 당기는 견인 방법을 함께 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근육 이완제와 진통제 등의 약물 요법과 온열 요법, 초음파 요법, 경추신경성형술 등의 다양한 비수술적 요법을 시행함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 이 같은 치료 후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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