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대변인, 천안함 의혹보도에 "의심많은 기자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10.04.01 18:30
해군 천안함 침몰이 1주일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군의 대응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현재까지 갖가지 의혹에 휩싸여 있어 국민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게다가 국방부는 언론의 잇단 의혹 제기 보도에 “의심많은 기자들”이라며 불만을 제기해 빈축을 샀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지난 30일 공개한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 사고 직후 촬영분을 일부러 은폐했다는 의혹 보도에 대해 “숨길 이유가 전혀 없다”고 부인한 뒤 “필요하면 ‘의심 많은’ 여러분들께 반드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이 일이 다 끝난 다음에 보면 ‘우리가 썼던 것이 다 사실이 아니었구나’ 생각하실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잇단 의혹 제기 보도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은 않은 채 ‘두고 보자’는 식으로 비아냥거리는 평가를 던진 것.

이에 일부 기자들이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원 대변인은 “기자분들은 의심으로부터 일을 시작을 하고 나는 믿음으로부터 일을 시작한다고 농담을 한 적이 있다”며 “유머를 했는데 정색을 하시니까 사과를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1주일 동안 사건의 진상을 감추려는 듯한 인상을 주는 태도를 보여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침몰 시각에 대한 군의 발표가 수차례 번복된 것도 불신을 키운 원인이다.


당초 군은 26일 사고 직후 시각을 오후 9시45분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27일 9시30분, 9시25분으로 연거푸 당겼다가 다음날 다시 5분을 미뤘다. 1일에는 9시33분부터 사고 장면이 촬영된 TOD 영상과 관련해 “편집본 앞부분에서 9~10분이 더 있다”고 밝혔다. 이 날 오후에는 다시 9시20분으로 고쳐 발표했다. 이후 국방부는 다시 사고시간을 22분으로 수정했다.

TOD영상 역시 언론 보도 이후에야 사고 발생 직후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당초 국방부는 “군사 기밀” 등의 이유를 들어 총 40분 분량의 영상 중 1분20초만 편집해서 공개했지만 언론의 끊임없는 요구가 이어진 후에야 못이긴 듯 공개했다.

교신일지 공개에도 소극적이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교신일지 공개 요구에 대해 “많은 부분이 군사 기밀이다”라면서도 곧바로 “부대의 이상 여부를 묻는 통상적인 것들이라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결정적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야 할 ‘군사 기밀’이라는 말에 기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국방부의 태도에 대해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사고 원인조차 명확히 밝히지 못하는 국방부에 대해 ‘뭔가 숨기고 있지 않나’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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